이 기사는 01월 28일 16:2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중국 닝보법인에 투자하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헤임달프라이빗에쿼티(PE)가 함께 투자에 참여할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헤임달PE, 한화솔루션 중국 법인 투자 파트너 물색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헤임달PE가 한화솔루션의 중국 폴리염화비닐(PVC) 법인 투자를 위해 다른 PEF 운용사와 코지피(Co-GP)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금 모집에 속도를 붙여 빠르게 투자를 마무리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5일 닝보법인에 대한 투자 유치를 위해 헤임달PE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규모는 6762억원이다. 투자 유치에 앞서 한화솔루션은 닝보법인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해 국내에 에이치씨씨홀딩스(HCC홀딩스)를 신설할 예정이다. HCC홀딩스가 닝보법인을 지배하는 지주회사인 셈이다. 투자 과정에서 HCC홀딩스의 기업가치는 1조3630억원으로 평가됐다.

닝보법인은 PVC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의 자회사다. 2008년 설립됐으며 연간 37만 톤의 생산력을 갖췄다. PVC는 공업 재료를 비롯, 건축자재와 포장용 필름, 완구류 등 폭넓게 쓰이는 소재다. 지난 196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VC 자체 생산에 성공한 한화그룹은 이후 잇따라 공장을 증설하며 압도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법인의 2020년 매출액은 3861억원, 순이익은 578억원이었다. HCC홀딩스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중국 현지 공장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닝보법인은 최근 현지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혜를 입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PVC 생산 설비의 43%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현지 업체 중 절반가량이 석탄에서 아세틸렌을 생산해 염소를 반응시키는 카바이드 공법을 쓰고 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에틸렌을 염소와 반응시키는 EDC 공법으로 PVC를 생산한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등으로 석탄 가격이 오르자 현지 업체들의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덕분에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이미 전년 실적을 초과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수급 불균형의 영향으로 닝보법인이 지난해 설립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헤임달PE는 HCC홀딩스 지분 49%를 인수해 한화솔루션에 이어 회사의 2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다. 헤임달PE는 향후 HCC홀딩스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전략으로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이 이번 투자 유치를 위해 지주사를 신설하는 것도 IPO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현행 법인세법상 국내 기업이 보유한 외국 자회사 지분을 상장하는 경우 과세이연 대상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당초 헤임달PE는 단독으로 거래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빠른 잔금 납입을 위해 최근 자문단을 통해 코지피 펀드를 조성할 파트너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PEF들이 투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