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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PE, 두나무에 1500억원 투자

강우석,조윤희 기자
강우석,조윤희 기자
입력 : 
2022-01-27 17:43:12
수정 : 
2022-01-28 09: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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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50만원씩 30만주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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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가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1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사모펀드가 국내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앵커PE는 약 1500억원 규모의 두나무 주식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발행된 주식(신주)이 아닌 기존 투자자의 보유 주식(구주)을 사들였다. 주당 거래가는 50만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앵커PE는 가상화폐 플랫폼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 관계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등 기존 주주들의 물량을 앵커PE가 일부 떼 간 것으로 안다"며 "펀드 투자 만기를 앞둔 벤처캐피털들의 행보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앵커PE의 두나무 지분율은 1% 남짓에 불과하다. 두나무가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의 최근 거래가는 주당 40만5000원이었다. 발행 주식 수를 고려하면 장외에서만 무려 약 1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IB업계에선 사모펀드가 가상화폐 플랫폼 업체에 투자한 첫 사례란 점에 주목한다. 사모펀드의 소수 지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벤처캐피털과 경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가상화폐,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등 이른바 '뉴 이코노미'에 투자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에 투자해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전략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번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사모펀드 업계가 가상화폐 분야를 고유한 영역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앵커PE는 2012년 설립됐으며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다. 북아시아와 한국에서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누적 운용자산 규모는 약 6조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식자재·폐기물·콜센터·콘텐츠 등 다양한 업종에 투자해왔다. 2019년 의약품 도매 업체 지오영을 블랙스톤에 1조원, 최근엔 칼라일그룹에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880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한편 두나무는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조8209억원, 영업이익은 2조5939억원이었다. 직전년 온기(매출액 1767억원, 영업이익 866억원) 대비 15배 이상 실적을 키운 것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소수 지분까지 인수하며 전통적인 금융회사 파트너로도 합류한 바 있다. 두나무의 상장 추진에 대해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우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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