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7일 07:5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단독]슈링크 제조사 클래시스, 베인캐피탈에 매각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클래시스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에 매각된다. 베인캐피탈이 국내 미용산업에 투자하는 세번째 회사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이날 정성재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클래시스의 지분 73.96% 중 60% 이상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가는 약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탈은 경영권 인수 후 글로벌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존 정 대표는 일부 지분을 남겨 우호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클래시스는 병원용 의료기기 제조·판매회사다. 피부과 전문의 출신인 정성재 대표가 2007년 설립했다. 병원용 브랜드인 클래시스와 에스테틱샵용 브랜드 클루덤, 개인용 미용기기 및 화장품을 제조하는 스케덤 등 세 가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기기 '슈링크'다. 초음파를 이용해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부 탄력을 개선시키는 기기로, 병·의원에 납품되고 있다. 경쟁사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통증이 덜해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입소문을 탄 2018년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수출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중국 남미 등을 중심으로 피부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비 및 소모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 미용시장인 브라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12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KTB기업인수목적2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약 12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최근 시가총액은 1조원을 웃돌고 있어 국내 스팩 합병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클래시스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2018년 47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1년 1000억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0억원에서 520억원으로 늘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매출이 1250억원, 영업이익은 7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속초음파(HIFU) 신제품인 ‘슈링크 유니버스’와 고주파(RF) 장비인 ‘볼뉴머’ 등 신제품의 출시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독]슈링크 제조사 클래시스, 베인캐피탈에 매각
베인캐피탈은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국내에선 카버코리아 투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5년 이정우 대표를 영입한 후 국내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는 기초 화장품 브랜드였던 카버코리아 건이다. 2016년 43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뒤 1년 만에 글로벌 화장품 기업 유니레버에 3조5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단기간에 투자금 대비 7배의 차익을 낸 투자로 국내에서 베인캐피탈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8월 보톨리눔 톡신업체 휴젤을 GS그룹과 IMM인베스트먼트,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2017년 9274억원에 인수해 1조 4995억원에 매각했다. 카버코리아와 휴젤 모두 베인캐피탈이 인수한 뒤 글로벌 역량을 높여 기업가치를 키운 뒤 성공적으로 매각한 대표적인 거래로 평가받는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클래시스 투자 역시 해외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결정한 것”이라며 “회사의 기술력에 베인캐피탈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이 더해져 수출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은/차준호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