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5일 15:29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가수 선미. 한경DB
가수 선미. 한경DB
가수 선미와 산다라박 등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기업 어비스컴퍼니가 벤처투자금을 유치한다. 이 과정에서 1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K팝 열풍 등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이 각광받자 투자금도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어비스컴퍼니는 다수의 VC들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투자에는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로그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어비스컴퍼니는 투자 후(post-value) 기준 1000억~11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0월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대성창업투자 등으로부터 유치한 14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당시와 비교하면 몸값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 설립된 어비스컴퍼니는 선미, 산다라박, 어반자카파, 뱀뱀, 박원 등이 소속돼 있다. 기존에는 공연·전시·이벤트 등을 기획하는 사업을 했지만 지난해 초 연예 기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진영을 갖췄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출신 이동형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신인 개발을 맡았던 이준원 부대표를 영입해 아이돌 발굴 역량을 강화했다.

회사는 e스포츠 게임단인 '담원 기아'도 운영하고 있다. 담원 기아는 인기 PC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한국 리그인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롤드컵'이라 불리는 세계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2회 연속 결승에 오른 바 있다. 그밖에 최근엔 마케팅 회사인 FSN과의 협업을 통해 소속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어비스컴퍼니가 가진 '확장성'에 주목한다. 단순 연예 기획사를 넘어 e스포츠나 NFT 등을 활용한 '팬덤 비즈니스'로 사세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어비스컴퍼니가 설립 3년 만에 1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건 아티스트 제작 능력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운영 등으로 모은 팬덤을 기반으로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1~2팀의 아티스트에 의존하는 일반적인 중소형 기획사와는 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K팝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 하이브에 이어 '잘 나가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 마마무 소속사 RBW는 증시에서 2000억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브레이브걸스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역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 중인 상황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