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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에 투자하세요③] “콘텐츠 투자 한 우물만 20년, 손대는 작품마다 대박”


입력 2022.01.25 13:50 수정 2022.01.26 09:2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K-콘텐츠 플랫폼 펀더풀 윤성욱 대표 인터뷰

"아직까지 실패한 작품 없어...플랫폼 신뢰 높일 것"

종편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2’,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재난 블록버스터 ‘싱크홀’, 1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전시 ‘요시고 사진전’, 초연 이후 10년간 꾸준히 사랑 받는 뮤지컬 ‘잭더리퍼’까지. 모두 K-콘텐츠 플랫폼 ‘펀더풀’이 성공시킨 투자 상품들이다.


펀더풀은 2019년에 설립돼 올해 2021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의 정식 인가를 얻어 3월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최초의 K콘텐츠 전문 투자 플랫폼’이다. 펀더풀은 제작사에게는 새로운 자금 조달의 창구로, 일반인·전문투자기관에게는 드라마·영화·뮤지컬·애니메이션·웹툰 등 상업 대작 K-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펀더풀 ⓒ펀더풀

콘텐츠 제작사와 개인 투자자를 연결하는 중개사 역할을 하는 셈인데, 그 중심에는 윤성욱 대표가 있다. 윤 대표는 2003년 영화 ‘올드보이’의 제작사 쇼이스트를 첫 직장으로 삼고, 현재의 펀더풀을 운영하게 되기까지 문화콘텐츠 투자 관련 일에만 햇수로 20년을 쏟았다.


“‘올드보이’를 제작할 당시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엔딩크레딧을 보면 공동투자사가 약 20개 가까이 되는데 그 때 콘텐츠에 대한 믿음과 용기 있는 투자기관들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부터 영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의 두 가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작과 투자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죠.”


2011년 하반기엔 기업은행에 신설된 ‘문화콘텐츠산업 전담부서’로 이직했다. 이 곳에서 역시 윤 대표는 콘텐츠 관련 융자상품을 기획하고 개별 투자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당시 그가 몸담고 있던 부서에서 투자를 맡았던 작품들이 영화 ‘명량’ ‘베테랑’ ‘연평해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캣츠’ ‘지킬앤하이드’ 등이다.


2015년 말엔 크라우드 펀딩 회사 와디즈로 이직했다. 문화콘텐츠 부서에서 온라인소액공모제도의 정책금융 지원 역할을 위해 스터디를 하던 중 기존 방식과 개념을 넘어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을 업계에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와디즈에서 약 300여개 이상의 기업과 프로젝트 온라인 자금 조달 업무를 진행하던 중 그의 생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온라인 환경이 자금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정보 비대칭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 생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기업 내부 상황(인력, 영업 및 기술현황 등)의 정보공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 환경에서 적정한 자금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하던 시기였습니다. 자금중개업무와 같은 금융업은 신뢰가 가장 큰 핵심자산인데, 이는 개인의 역량이나 프로젝트 팀의 믿음과 같은 정성적인 요인으로 구축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상품의 프로세스, 절차 등 리스크관리 체계를 어떻게 구현하고 해당 금융투자상품을 중개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의 해결방안을 그는 ‘창업’에서 찾은 셈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법 말고는 달리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윤 대표는 전공 분야인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일반투자자를 위한 투자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

“처음 펀더풀에 투자의사결정을 해준 분도 사업방향에 대해 동의해주셨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우리 팀의 초기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죠. 2003년부터 최근까지 경험했던 평범한 직장생활이 실무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 고유의 리스크를 파악하는 법, 관리하는 법을 비롯해 오랜 직장생활에서 체득한 조직의 관리운영 등 다양한 업무범위와 조직내부 운영체계에 있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세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죠.”


윤 대표는 “서비스 가설을 쉽게 세우고 버리는 방식보다는 과거 경험을 기초로 금융서비스의 본질을 지켜가면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플랫폼 신뢰를 전반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한다. 이는 펀더풀의 얼굴이기도 한 홈페이지에서도 드러난다. 펀더풀은 이용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업인만큼, 투자 관련 통계 데이터를 매시간 정각 업데이트하면서 투명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직’하자는 게 저의 신념입니다. 이제 서비스를 개시한지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일정 수준의 플랫폼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콘텐츠 사업의 당사자가 아닌 해당 콘텐츠 투자 상품을 중개하는 중개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원천적인 투자 리스크에 대해 최대한 공개하고,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가급적 공개 가능한 정보를 모두 공유하고, 의사결정과정에서도 투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투자정보 비대칭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콘텐츠 투자정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제공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펀더풀은 개별 제품의 특정성과에 연동하는 프로젝트 투자플랫폼이다. 특정 제품, 콘텐츠의 성과를 특정 기간 동안 배분받는 방식이다. 투자수익에 대한 불확실설은 주식시장과 유사할 수 있지만, 투자판단의 요소는 오히려 직관적이고 간단한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영화는 관객수,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을 수익 실현 기준으로 삼는다.


“투자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는 삼성전자가 아닌 갤럭시 제품에, 애플이 아닌 아이폰 모델에 투자하는 시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행위는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주식 1주가 아닌 소수점으로 쪼개서 투자하기도 하고, 해외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고, 모바일로 간단한 절차를 통해서 진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자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인 수익을 달성하는 결과는 모두가 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죠. 펀더풀의 새로운 투자 형태는 다양한 창작자 전문가들이 모여서 일하는 프로젝트성 사업에 적합한 자금조달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재능 있는 사업기획자, 창작자, 전문가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필요한 자금을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쉽게 자금을 모집하고 성과를 배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펀더풀 ⓒ펀더풀

펀더풀은 2021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8개월 만에 60억원이 넘는 금액을 모으며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시장 1위에 등극했다. 이런 배경에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양질의 투자 상품을 공급한 펀더풀의 안목이 주효했다. 실제로 이들이 처음 론칭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는 약 5억원의 금액을 모으며 성공적인 시작을 했다.


“최대한 쉽게, 그리고 직관적인 투자구조를 바탕으로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품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투자 상품에 대해 개인의 니즈를 적절히 충족시켜야 한다는 말이죠. 펀더풀을 통해 투자 모집을 진행한 상품 중 지난해 6월에 진행한 ‘요시고 사진전’ 프로젝트의 경우, 5억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고 실제 전시 흥행도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는 관객이 몰렸어요. 이런 사례들이 좋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셈이죠.”


이런 콘텐츠 투자 열풍은 실제 실제 K-콘텐츠 제작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본화, 대형화되어 가는 상업용 콘텐츠에 대한 프로젝트 자금조달은 모든 콘텐츠 공급사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그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들을 서비스 가치로 삼고 있다.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콘텐츠 밸류는 높아 질 것이고, 해당 콘텐츠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팬덤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어떤 투자가는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고 코카콜라를 자주 먹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팬덤 활동을 경제적 이익의 방향과 일치시킬 수 있다면 보다 나은 콘텐츠 제작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펀더풀에서는 현재 상업 대작 영화 2편, 드라마 1편, 전시 1편 등 총 4개의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올 1분기에는 추가로 뮤지컬과 연극을 비롯하여 K-STAY와 같은 K-콘텐츠 내 다양한 콘텐츠 투자 상품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해외투자자서비스 사업과 부가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싱가포르 및 일본의 몇 몇 투자기관에서도 우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주셔서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및 투자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3년 내에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문화산업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고요. 해외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로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투자서비스가 되어 새로운 프로젝트 투자시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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