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어 모태펀드 도전…펀드 성격따른 LP 다양화 전략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이하 본엔젤스)는 2007년 설립된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장병규 (현 크래프톤 의장) 고문이 2006년 검색엔진 기업 '첫눈'을 NHN(현 네이버)에 350억원에 매각한 후 송인애, 강석흔 대표와 함께 엔젤투자 활동을 한 것이 시초다. 이후 2010년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했다. 현재 본엘젤스의 자본금은 50억원으로 장병규 고문이 7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공격적인 초기기업 투자 위해 민간자금 유치 집중


본엔젤스는 설립 후 오랜시간 민간자금으로 구성된 펀드를 결성해왔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탈이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등 정책자금 출자를 받아 펀드를 운용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본엔젤스는 지난 ▲2013년 220억원 규모의 '본엔젤스 페이스메이커 펀드'를 시작으로 ▲2015년 '본엔젤스페이스메이커펀드2(305억)' ▲2018년 '본엔젤스페이스메이커펀드3(500억)'을 결성해 운용해 왔다.


최근에는 100% 민간자금으로 구성된 1200억원 규모의 '본엔젤스페이스메이커펀드4' 결성에 성공했다. 해당 펀드 결성금액의 57%를 30여명의 본엔젤스 동문들이 출자했다. 성공한 창업가들이 후배 기업들을 육성, 투자하기 위한 펀드에 자금을 보태며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는 민간자금에 집중하는 이유를 그간 여러 언론에서 밝혀왔다. 본엔젤스는 아주 초창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데 '안전성'을 추구하는 정책자금과는 성격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민간자금을 활용한 투자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민간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에 더욱 활발히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 투자 단계별로 LP 구성 구분 


이러한 기조를 지켜온 본엔젤스가 최근 들어 정책자금 출자사업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인 스마트대한민국펀드 비대면 분야에 제안서를 냈다.


해당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 또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다. 모태펀드는 3개 내외의 위탁 운용사(GP)에 200억원씩 출자할 예정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600억~65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본엔젤스를 비롯해 ▲대성창업투자 ▲라구나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SV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지앤텍벤처투자 ▲캡스톤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등이 제안서를 내며 약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본엔젤스가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20년 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멘토기업 매칭출자 분야에 도전해 GP 자격을 따냈다. 멘토기업으로 참여한 크래프톤과 모태펀드가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며 220억원 규모의 '스마트 크래프톤-본엔젤스 펀드'를 결성했다.


올해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강 대표는 투자 단계에 따라 펀드 성격과 출자자 구성을 구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확실한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외형확장(스케일업, scale-up)을 추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실패할 확률이 적다. 비교적 안정적인 벤처투자에는 정책자금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창업투자회사 등록 후 본격적인 투자활동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만큼 본엔젤스가 초기투자한 회사들이 성장했고 후속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석흔 대표는 "시드(seed)단계에 해당하는 투자는 계속해서 민간자금 위주로 진행하고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스케일업 펀드 결성을 위해 모태펀드에 신청 한 것"이라며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펀드도 민간자금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