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선 대표 "젊고 역동적인 하우스 될 것"

"요즘 신이 난다. 일이 재밌다."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의 책상에는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에 대한 관련 서류들이 한 무더기로 쌓여있었다. 


HB인베스트먼트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가능잔액(드라이파우더)이 대부분 소진될 정도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펀드도 조성하고 있다. 황유선 대표가 합류한 뒤 HB인베스트먼트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황 대표는 올해로 경력 22년차를 맞는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실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심사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8월 그가 HB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긴다고 했을 때 일각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서 쌓은 그의 입지와 공로를 생각하면 '둥지'를 박차고 나올 이유를 떠올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직에 이유에 대해 황 대표는 "재미를 찾아서"라고 말했다.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성과도 따르기 어렵다는 게 황 대표의 지론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의 초심을 찾고 신선한 자극을 얻기 위해서 익숙함과 결별하는 결단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좋은 회사를 발굴해 미래 산업군을 만들고 가치를 창출한다. 펀드 레이징이 성공하거나 투자 기업이 상장할 때 성취감도 크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마저 재밌어야 한다." 올해 시무식에서 황 대표의 신년사도 "재미있는 하우스가 되자"였다고.


황 대표는 취임 후 허례허식을 없애고 심사역들이 자유롭게 투자처를 발굴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팀별 칸막이를 제거했다. "될 만한 딜은 다 가져오라"는 얘기다. 오로지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역동성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HB인베스트먼트 투자에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작년에만 900억원의 투자금을 소진했다. 운용하고 있는 펀드 11개 중 7개 펀드의 투자가 완료된 상황이다. 


드라이파우더가 소진될 기미를 보이자 곧바로 추가 펀드 조성에 들어갔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과 IBK기업은행, 하나금융그룹 등에서 출자받아 500억원 규모의 '2021HB뉴딜서비스투자조합(이하 뉴딜서비스펀드)'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이 펀드는 곧 투심위를 열고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3~4개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1분기 내 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게 목표다.


투자금 회수도 '청신호'다. 지난해 말 파킹클라우드, 퓨처켐, 애니플러스, 크래프톤 등 포트폴리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연달아 성공했다. 투자원금의 2~4배 사이 수익을 기록한 만족할만한 성과였다. 


황 대표는 하반기에 추가 투자를 더해 올해 HB인베스트먼트 운용자산(AUM) 규모를 6000억원 정도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HB인베스트먼트의 AUM은 4600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