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퀀텀벤처스 구주 매출이후 전략적 회수 잇따를 듯


코넥스시장 상장사인 법인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이하 인카금융)가 마침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지난해 두 번의 자진 철회를 포함해 총 세 번의 도전 끝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장기 투자로 회수 부담이 커졌던 벤처캐피탈(VC)에게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수생 인카금융, 코스닥 입성 눈앞


인카금융은 지난 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물거품이 된 두차례의 실패를 딛고 지난해 9월 빠른 행보에 나선지 나선지 4개월만에 상장 예비심사 문턱을 넘어섰다. 7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코스닥 시장 입성을 준비중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인카금융의 공모 주식은 87만9000주다. 일반투자자에게는 최대 26만3940주가 배정됐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3000~2만7000원이다. 예비심사 직전 코넥스 시장내 거래가격(2만950원, 5일 종가 기준)보다 10%내외에서 할증된 수준이다. 


인카금융은 오는 24~25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후 다음 달 2월7~8일 기관투자자자와 일반청약자 청약을 동시에 실시한다. 이번 상장으로 202억원(공모가 하단 기준)을 조달하고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및 인슈어테크를 통한 보험판매 시장 활성화에 맞춰 100% 자회사인 인공지능(AI) 설계사 개발 업무를 맡아온 (주)에인의 증자에도 나선다는 목표다. 


1999년 설립된 인카금융은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보험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GA 전문기업이다. 특정 보험사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보험 상품을 비교해 판매할 수 있는 자유롭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인카금융은 보험 설계사의 개별 역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매출 변동성이 높다는 GA업종에 대한 일부 지적에도 국내 첫 변액보험 로드어드바이저를 선보이고 불완전 판매에 대한 인식 해소도 이루는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왔다. 


매출 성장과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속 보험설계사의 영입 역시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소속 보험설계사는 1만1113명으로 업계내 안정적 상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5년 11월 GA업계 최초로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인카금융은 2018년 8월과 2020년 9월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해 두차례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하며 고배를 마셨다. 금융당국의 보험모집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와 GA 업종에 대한 낮은 시장 평가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험업종의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며 우려보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며 빠른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장기투자 VC, 성과 거둘까


인카금융의 코스닥 상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탈들의 회수 전략도 주목된다. 조합들의 투자기간이 길었고 대부분의 만기가 2022년과 2023년인만큼 빠른 회수와 조합 청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인카금융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은 2013년 신한벤처스(옛 네오플러스), 한화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2015년 프리미어파트너스, 2017년 KB인베스트먼트, 2019년 퀀텀벤처스코리아·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Co-Gp), 2021년 링크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일단 벤처캐피탈중 가장 많은 투자에 나섰던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구주매각을 통해 회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반공모분 중 총 31.8%에 달하는 구주 매출 물량은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퀀텀벤처스코리아·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Co-Gp)의 보유분이다. 프리미어Growth-M&A투자조합과 경기퀀텀&코리아오메가 Follow-on 슈퍼맨투자는 공모를 통해 각각 보유 지분중 22만590주, 5만9210주인 27만9800주를  매각한다.


2015년 1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첫 회수에 나서는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구주 매각 이후 지분율이 19.63%(공모전 기준)에서 12.88%(66만1788주, 공모후 기준)로 낮아지게 된다. 회수 규모는 공모가 밴드 최하단 기준 50억원(상단기준 59억5000원)이다. 


장기간 투자를 이어온 프리미어파트너스로서는 조합 만기(2023년2월)에 따른 청산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상장이후에도 추가적인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공모가(밴드 하단 2만3000원)를 감안하면 잔여지분을 통해 152억원 가량의 회수가 가능한만큼 100억원안팎의 투자수익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구주 매각에 나서는 퀀텀벤처스코리아와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역시 빠른 회수를 예고하고 있다. 2018년 결성된 경기퀀텀&코리아오메가Follow-on슈퍼맨투자은 2019년 신한벤처스(당시 네오플럭스)가 보유하던 인카금융의 주식 23만6838주를 18억원(주당 7500원)에 인수했다. 조합 만기가 2026년인만큼 아직 회수와 청산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빠른 청산 전략을 강조해 온 만큼 상장이후 빠른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퀀텀벤처스 등은 구주 매각으로 지분율이 5% 이하(3.46%)로 낮아지게 된다. 공모단계에서 최소 13억6100만원(공모가밴드 최하단 기준)의 회수가 예고된다. 잔여지분(17만7628주) 가치는 40억원을 상회하고 있어 원금대비 2배 가량의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가장 먼저 투자에 나섰던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의 행보도 주목된다. 신한벤처투자는 2013년 'KoFC-Neoplux R&D-Biz Creation 2013-1호 투자조합(만기 2022년9월)'을 통해 한화인베스트먼트와 각각 30억원씩 총 60억원을 인카금융에 투자했다.


2019년 퀀텀벤처스 등에 일부 지분을 매각했던 신한벤처스는 지난해에도 링크인베스트먼트에 40만452주를 5억원가량에 장외매각하며 지분율은 5%미만(4.99%)로 낮췄다. 이미 18억원 가량을 회수한 신한벤처스는 잔여지분 22만4250주를 보유중이다. 상장이후 주가가 공모가 밴드 하단 수준을 유지한다면 투자 원금비 2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KB Pre IPO 세컨더리 투자조합 1호(2022년3월)'을 통해 인카금융서비스의 우선주 23만 6838주(지분율 5.27%)를 인수했다.한화인베스트먼트의 '제일호과학기술투자전문회사' 청산에 따라 보유중이던 지분을 약 9억원(주당 4000원)에 취득한 것이다. 


벤처캐피탈중 가장 늦은 지난해 신한벤처스로부터 5억원어치를 장외 매수하며 투자에 나섰던 링크인베스트먼트(지분율 0.9%) 역시 두 배이상의 수익창출이 기대된다. 공모가 밴드 하단(2만3000원)이 당시 인수단가(1만4000원)을 웃도는 만큼 투자 원금대비 2배안팎의 수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투자에 나선 벤처캐피탈 대부분은 상장이후 빠른 회수를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부 투자자의 경우 단계적 회수전략도 고심하고 있다. 


중장기적 회수 전략 마련을 시사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계획했던 상장이 마무리된 만큼 즉각적 회수에 나설 수 있지만 보험업계 신계약비 규제 등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가 일부 해소된데다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원수사들의 자회사형 GA 출범에 따른 GA 시장의 동반 상승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후 기업가치 변화를 고려한 다각적 전략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