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펀드 결성금액 최소 '1000억' 이상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주관하는 2022년 정책형 뉴딜펀드 출자사업의 핵심은 '펀드 대형화'와 'ESG'로 꼽힌다. 지난해와 달리 한 펀드의 최소 결성 금액을 1000억원 이상으로 명시해 초기투자 보다는 기업의 외형확장을 돕는 투자를 의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은 최근 올해 정책형 뉴딜펀드 1차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자펀드 결성에 착수했다. 1차 정시 기업투자 부문 정책출자 규모는 ▲2021년 7450억원에서 ▲올해 944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자펀드 결성 목표 금액 역시 2조2000억원에서 2조7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출자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자펀드 규모를 대형화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책형 뉴딜펀드의 경우 ▲500억~1200억원 이하 ▲1200억원 초과 분야로 나눠 진행했다. 이에 알바트로스퓨처모빌리티펀드(580억원) 2021 HB뉴딜서비스투자조합(500억원) 이앤파이오니어그린뉴딜펀드(350억원) 등 비교적 작은 규모의 펀드도 결성된 상황이다.


올해는 기업투자 블라인드 분야를 소형·중형·대형으로 구분했다. 소형 분야라 해도 최소 펀드 결성금액이 1000억원으로 규모가 큰편이다. 해당 분야에 7개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으로 정책자금 출자비율은 40%다. 펀드별 결성목표는 ▲중형 1600억원 ▲대형 3500억원이다. 


이번 출자사업의 자펀드 규모 확대는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한 정책형 뉴딜펀드 성과를 반영한 것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출자사업을 진행해보니 운용사의 펀드 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같은 펀드 내에서도 초기투자와 후속투자를 함께 단행하는 현재 벤처투자 업계 상황을 고려해 펀드 결성 규모를 키웠다"고 말했다.


펀드 결성 규모와 단일 기업 투자 금액이 커지는 것도 좋지만 신생 벤처캐피탈을 위한 루키 분야도 확대해야 한다는 업계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성장금융은 2016년부터 루키리그를 따로 진행해 유망한 신생 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정책형 뉴딜펀드의 전신격인 성장지원펀드를 진행할 때도 루키리그를 도입했다. 2021년 정책형 뉴딜펀드의 경우 정시 출자사업에서는 루키리그를 도입하고 않고 수시 출자사업에서 해당 분야를 진행했다.


올해도 2차 출자사업에서는 루키리그를 도입할 예정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이번 출자사업의 경우 큰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데 집중하고 4월 중 진행할 2차 사업은 루키분야와 지역 투자를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대조건에 'ESG투자'가 신설된 점도 새로운 변화다. ESG투자 역량 등이 우수한 것으로 인정되는 위탁 운용사에게는 선정시 가산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ESG투자를 증명하는 것은 운용사 개별 역량과 밀접하게 연관될 예정이다. 따로 정량평가 기준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추구하고 있는 ESG투자 방향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탄소금융 모델의 두 축은 녹색 금융상품과 ESG 리스크 관리체계"라며 "연대와 협력으로 탄소금융 등 산업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다른 경제기관들의 협력을 강조했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ESG투자 우대 조건의 경우 따로 정량평가를 제시하진 않았다"며 "각 운용사별로 내부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때 ESG를 얼마나 참고하는지 제안서에서 언급 할 수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형 뉴딜펀드의 주요 출자자인 산업은행이 ESG를 참고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위탁 운용사 선정시 해당 투자를 참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