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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동행 투자’가 지속되려면

박재환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2021년 한 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외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100조 원이 넘었다. 개인의 국내 주식 투자 열풍이 계속된 데다 해외 주식 및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면서 서학 개미라 불리는 해외 주식 투자자가 급증한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주식거래활동계좌가 대략 4,000만 계좌를 넘어서면서 한국 20세 이상 성인의 대다수가 주식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의 정체 속에서 부동산 규제와 계속 이어진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바야흐로 전 국민 투자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투자 행태와 투자 성과’라는 자본시장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개인투자자는 전반적으로 낮은 분산 투자 수준과 빈도가 매우 높은 거래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단기 투자 행태로 인해 거래 비용을 차감할 경우 전체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저조해 시장 수익률을 밑돈다.



주식 투자로 큰 부를 이뤄 ‘주식 농부’라 불리는 지인이 있다. 그가 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매매를 한 것이 아니라 “동행할 기업을 찾아 투자를 하라”는 본인의 투자 철학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유망 벤처기업은 투자해 성장의 결실을 같이할 기업으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다. 하지만 성장에 대한 믿음을 갖고 동행하려면 기업과 경영자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신뢰는 원칙을 지키고 고수하는 데서 형성된다.

10여 년 전부터 상장 기업에 원칙 중심의 회계인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돼 적용되고 있다. 도입 초기와 달리 최근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원칙 중심 회계가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기업과 감사인 사이뿐만 아니라 전·당기 감사인 간에도 실질 판단을 달리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특히 중소 상장 기업들이 원칙 중심 회계 적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복잡한 경제 현상으로 인해 열거된 규정만으로는 경제적 실질을 표현할 수 없다. 원칙 중심 회계는 거래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패러다임을 바꿨다. 거래의 형식보다는 실질을 중요시해 형식 속에 숨겨진 실질을 보여준다. 형식상 지분율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에 따라 특수관계자를 판단하고, 재화나 용역 제공 시 거래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수행된 부분에 대해서만 수익을 인식하도록 하는 등 형식적이고 우회적인 거래를 실질로 인정하지 않는다.

기업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건전한 기업을 순식간에 망가뜨리는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불공정 거래의 상당수 기법들 또한 원칙 중심 회계를 피할 수 없다.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꿋꿋이 원칙 중심 회계를 실천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유망 벤처기업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고 국민과 동행하면서 성장의 결실을 공유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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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생활산업부 ju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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