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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정의 투자 '뤼이드' 미국 회사 된다…국내 유니콘 중 처음

델라웨어 혹은 실리콘밸리로 본사 이전

사업 영토 확장 및 美 증시 상장 작업 일환

장영준 뤼이드 대표/사진제공=뤼이드




소프트뱅크그룹 투자 유치로 유니콘 반열에 오른 '뤼이드'가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해외법인 전환(플립)을 추진한다. 국내보다 미국이 사업 확장과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기업가치가 1조 원에 가까운 유니콘급 기업 가운데는 첫 사례여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육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인 뤼이드는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기 위해 신규 법인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 법인 설립 예정지는 미국에서 규제 강도가 낮은 델라웨어주나 투자 유치와 인력 확보에 유리한 실리콘밸리 등이 거론된다. 뤼이드는 김앤장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하고 법인 전환을 위한 법률 검토와 행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전환은 뤼이드 주주들이 가진 국내법인 주식을 미국 신규 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자회사 '뤼이드랩스'를 주식 교환을 통해 본사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법인 전환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세금 문제다. 국내법인 주식을 해외법인에 양도하는 구조여서 양도소득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뤼이드는 법인 전환 이후 사업 영토를 넓혀 글로벌 AI 교육 산업의 리더로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나스닥 등 미국 증시 상장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뤼이드는 미국 현지에서 구글·아마존·애플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공룡들과 직접 경쟁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전 세계 IT 업계에서는 AI 기술 선점을 놓고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구글·아마존·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은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인재들과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뤼이드가 복잡한 절차와 비용 발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 법인 전환(플립)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다.

◇미국서 기회 많아…국내서 유니콘 탄생했지만 성장 어려워=그동안 샌드버드 등 몇몇 스타트업이 해외 법인 전환을 진행한 사례는 있었지만 기업가치가 1조 원에 달하는 유니콘이 시도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뤼이드는 국내에서 창업해 AI를 활용한 토익 교육 플랫폼 ‘산타토익’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다. 그러나 좁고 경쟁이 치열한 국내의 사교육 시장보다는 기술을 앞세워 미국과 동남아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현재 뤼이드 실적 중 해외가 국내보다 비중이 크다. 글로벌 벤처 투자자의 투자 유치나 고급 인력을 확보하는 데도 미국 현지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본사의 기업보다는 미국 기업이 익숙하고, 투자 근거가 되는 좋은 기술과 인력 확보에도 용이하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국내의 유니콘들이 해외로 나가 더 큰 기회를 확보하는 셈이다. 역으로 보면 국내의 좁은 시장과 보수적인 투자 환경과 규제는 더 이상 유니콘을 탄생시켜서 유지하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례 없는 상황에 과세 결과 주목=뤼이드는 미국 현지에 신규 법인을 세우고 해당 법인을 본사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내 주주들이 가진 주식을 해외 신규 법인에 현물 출자해 본사를 이전하는 방식이다. 현재 뤼이드는 해외 법인 설립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국내 법인은 해외 신규 법인의 자회사로 이전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동안 국내의 유니콘들이 해외 법인 전환을 결단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세금이다. 뤼이드같이 조 단위에 달하는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곳들은 법인 전환 과정에서 막대한 규모의 세금 부담이 예상된다. 국내 법인 주주들이 실제로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법인 주식 가치만큼을 해외 법인 주식으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양도소득세 부과의 기준이 될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직전 주식거래 가치가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뤼이드는 지난해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로부터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약 1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거래 가치보다는 순자산 가치를 세금 부과의 기준점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美 상장 추진 본격화…야놀자·두나무 등도 검토=뤼이드는 법인 전환을 계기로 미국 증시 상장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뤼이드의 미국 상장 추진은 지난해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부터 고려됐다. 비전펀드의 경우 국내 투자 기업들에 해외 증시 상장을 투자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펀드 입장에서는 원활한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국내보다는 시장 규모가 큰 미국 증시 상장이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뤼이드의 법인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여러 후발 주자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뤼이드와 같이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야놀자를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야놀자는 국내보다는 해외 증시 상장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활한 해외 상장을 위해서는 법인 전환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해외 증시 상장을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놓고 있다. 아직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정부 규제 등으로 국내 증시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인 탓이다. 또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인 미국 시장에서 상장해야 더욱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IT 기업의 경우 사업하는 데 국경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법인까지 해외로 탈출하는 사례가 는다는 점은 국내의 벤처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뤼이드 관계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 결정된 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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