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펀드 결성 불발…올해 164억 출자분 직접투자 이뤄질 듯

국내외 핀테크 투자의 마중물로 기대를 모아온 핀테크 혁신펀드가 올해로 3차 출자사업에 나선다. 올해는 이전 출자사업에서 이뤄지지 않았던 프로젝트(PJT) 펀드 조성이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은 오는 2월 8일까지 핀테크혁신펀드 3차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접수에 나선다. 총 612억원이 출자되는 이번 사업은 앞선 1, 2차 사업과 마찬가지로 블라인드와 프로젝트 펀드 운용 제안을 함께 접수받는다. 블라인드 펀드는 모펀드 제안과 운용사 제안 방식으로 나눠 운용사를 선정한다. 


모펀드 제안 방식에서는 2개 운용사가 선정돼 각 150억원씩(총300억원)이 출자된다. 펀드 최소 결성 규모는 200억원이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상 핀테크기업이거나 국내외 금융회사가 인정하는 핀테크기업이다. 프리 A단계까지의 투자를 유치했거나 창업후 5년이내의 중소·중견 핀테크 기업,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용 TCB 기술등급 상위 5등급(TI5) 이상을 받았거나 혁신성장 공동기준 메뉴얼에 명시된 산업을 영위하는 곳도 투자 대상이다. 


총 148억원이 출자되는 운용사 제안방식에서는 2개 이상의 운용사가 선정된다. 출자 규모내에서 해외 핀테크기업 투자 특화전략이나 극초기 핀테크 기업 발굴전략 등을 성장금융과 사전 협의한 후 제안한 곳중 위탁 운용사가 선정된다. 


운용사 출자비율은 2차 사업과 마찬가지로 약정총액의 2%이며 관리보수와 최소 기준수익률은 각각 2.2%, 6%다. 성공적인 자펀드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1차 사업 당시 약정총액(5%), 관리보수(1.8~2.4%) 기준을 완화한 기조를 이어온 것이다. 


올해 출자사업에서는 앞서 불발됐던 프로젝트 펀드 운용사 선정 여부도 관심이다. 핀테크 혁신펀드 1, 2차 출자사업 역시 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블라인드와 투자 대상을 확정한 프로젝트 펀드 운용사를 동시에 선정하는 구조로 짜여졌다. 총 1200억원의 모펀드 재원중 4년간 7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머지 500억원은 프로젝트펀드 조성이나 모펀드 직접투자 재원으로 배정됐다. 


정시 출자사업을 통해 블라인드와 프로젝트 펀드 운용사를 동시에 선정하는 것은 이전 기업구조혁신펀드나 소재·부품·장비 혁신펀드와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펀드 출자는 대부분 수시 출자 형태로 이뤄지지만 정시사업 공고에 펀드 운용사 선정을 예고한 것은 운용사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앞서 2차례의 출자사업에서 핀테크 혁신펀드는 프로젝트 방식의 자펀드를 조성하는데 실패했다. 


1~2차 사업에서는 구체적 출자 규모의 구체적 확정 없이 성장금융과 개별 협의를 거쳐 대상을 정하겠다고 공고됐다. 당시 각각 125억원, 154억원의 위탁 운용자금이 배정됐지만 실제 자펀드 결성으론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해당 재원을 활용해 20개 핀테크 기업에 대한 모펀드의 직접투자만 이뤄졌을 뿐이다. 


이에 반해 올해 출자사업은 이전과 달리 164억원 이내로 프로젝트 펀드 출자 규모가 확정됐다. 구체적인 출자액이 정해진 만큼 출자사업 공고 이전 후보 운용사의 별도 제안에 따라 사전협의가 이뤄졌냐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도 "앵커출자자가 정시 출자 사업에서 프로젝트 펀드 출자를 예고한 것은 해당 모펀드의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운용사의 (프로젝트) 펀드 운용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구체적인 출자액이 공고 당시 예고된 만큼 이미 협의를 거쳐 펀드 조성과 출자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성장금융은 프로젝트 펀드 출자 규모를 확정한 것은 모펀드 운용자금중 직접투자분을 제외하고 3년차 사업까지 가용 가능 자금을 공지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올해 프로젝트 펀드 출자로 예고된 재원(164억원)은 연간 배정됐던 프로젝트 펀드 조성 및 직접투자 재원(125억원) 중 직접투자분을 제외한 이연분을 공고한 것"이라며 "아직 프로젝트 펀드 조성과 관련해 후보 운용사로부터 제안받거나 사전 협의를 진행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성장금융은 지난 2020년 1차 사업중 프토젝트펀드나 직접투자 재원으로 배정된 125억원중 96억원을 소진했다. 총 9개 핀테크 초기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에 나선 것이다. 2차 사업에서도 10건의 직접투자에 나서며 115억원을 투자했다. 결국 올해 예고된 164억원은 기존 투자가능재원 125억원에 앞선 사업에서 이연된 39억원이 더해진 규모란 설명이다.  


◆핀테크 혁신펀드 구조 (자료=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핀테크 혁신펀드 구조 (자료=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지난 2019년 12월 은행권과 금융 유관기관(KB, NH, 신한, 하나 등 주요 금융그룹과 BNK, DGB 등 지방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코스콤) 등의 참여로 조성된 핀테크 혁신펀드(1200억원)는 민간주도 펀드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1500억원의 앵커재원에 성장사다리펀드와 IBK동반자펀드, 연기금 등의 출자를 더한 총 3000억원이 투입될 펀드는 창업초기부터 스케일업까지 성장단계별 맞춤형 투자를 예고해 왔다. 


성장금융은 1, 2차 사업을 통해 6개 자펀드를 조성했다. 1차 사업에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약정규모 240억원), KB인베스트먼트(255억원)이 모펀드 제안방식으로 선정돼 2020년부터 본격적인 펀드 조성과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2차사업에서 선정된 키움인베스트먼트(200억원), 서울대기술지주(190억원)도 지난해 5월과 8월 모펀드 제안방식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케이엑셀러레이터(27억원), 한화자산운용(202억원)이 각각 1, 2차 사업에서 운용사 제안 방식의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 선정돼 극초기나 해외투자에 특화된 자펀드를 결성했다. 


한편, 성장금융은 내년까지 4차 사업을 진행하며 핀테크 투자의 마중물인 핀테크 혁신펀드(모펀드)를 통한 지원에 나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