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내 313억 규모 자펀드 결성 예정…세이프 투자 활성화 '집중'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가 기술기업첫걸음 펀드 위탁 운용사(GP) 선정을 완료했다. 해당 펀드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기술보증기금의 추천을 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향후 3개월 내 펀드 결성을 완료해야 한다.


3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는 이날 기술기업첫걸음 펀드 GP로 스파크랩과 킹슬리벤처스를 선정했다. 두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는 300억원의 모태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313억5000만원의 자펀드 조성에 나선다. 


모태펀드는 지난 11월 기술기업첫걸음 펀드 출자사업 공고를 내고 자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모태펀드의 출자비율이 높아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제안서를 냈다. 


스파크랩과 킹슬리벤처스는 ▲고려대학교기술지주 ▲기술과가치 ▲드림벤처스 ▲로우파트너스 ▲블리스바인벤처스 ▲빅뱅엔젤스 ▲서울대학교기술지주 ▲시리즈벤처스 ▲씨앤티테크 ▲엔슬리파트너스 ▲인포뱅크 ▲케이액셀러레이터 ▲코맥스벤처러스 ▲크립톤 ▲한양대학교기술지주와 경합한 후 최종 GP 자격을 획득했다. 


모태펀드는 이번 출자사업을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전용으로 진행했다. 출자 대상은 벤처투자조합으로 한정했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기술보증기금의 추천을 받은 우수 기술기업과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 벤처캐피탈에서 투자유치 이력이 없는 기업이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에 펀드 결성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투자 방식은 조건부 지분인수계약(SAFE, 세이프)으로 해야한다. 세이프 투자는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한 투자 방법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8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촉법) 시행으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투자 유치 시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고 진행 해 빠른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사업이라 기업가치 선정이 어려운 기업의 투자가 비교적 간편하다. 후속투자에서 결정된 기업가치에 따라 앞서 투자한 투자자의 지분이 결정된다.


벤촉법 시행 후 세이프 방식의 투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IBK기업은행이 씨에이랩에 세이프 방식의 투자를 단행했고 최근 신용보증기금이 에이시티게임즈에 세이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태펀드도 초기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이프 투자를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분석된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기술력이 있지만 아직 사업화를 완전히 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 선정이 쉽지 않다"며 "기술보증기금의 기술사업평가등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해당 펀드를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