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을 시작으로 '가상자산 사업회사' 상장 가능성 ↑

뮤직카우 홈페이지
뮤직카우 홈페이지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 뮤직카우의 기업공개(IPO)에 가상자산 업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뮤직카우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국내 첫 '거래소 In 거래소'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뮤직카우는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하반기나 2023년 국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뮤직카우는 2016년 설립된 음원 저작권 거래소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뮤직카우의 IPO 도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회사에 투자한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서다. 통상 시리즈A-C  단계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IPO와 같은 수단을 이용해 촘촘한 엑시트 전략을 짠다. 뮤직카우의 주요 투자자는 ㈜한화, LB인베스트먼트, 위지윅스튜디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프리미어파트너스, 동아마이다스 등이다.


하지만 그동안 뮤직카우와 같은 거래소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분야였다. 사업 자체가 합법적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거래소 사업은 국내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처럼 제도권 거래소의 전유물이었다. 음원 저작권이든, 암호화폐든 비(非) 제도권 자산을 기반으로 한 거래소 사업이 한국거래소의 타당성 심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뮤직카우가 한국거래소의 문턱을 넘으면 사실상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각종 사업회사가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볼 수 있다. 뮤직카우가 거래 대상으로 삼는 저작권은 '신개념 가상자산'이다. 우리나라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한다. 뮤직카우의 서비스는 현실 세계의 저작권(또는 저작인접권)이라는 무형 가상자산을 회사가 제공하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 개념을 확장하면 암호화폐를 비롯해 대체 불가능 토큰(NFT) 등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각종 사업체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 빗썸(회사명 빗썸코리아), 업비트(두나무),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와 우후죽순 늘어나는 NFT 관련 사업회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빗썸코리아는 지난해 IPO 절차에 돌입하기 위해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증시 입성에 대한 니즈를 내비친 적이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역시 2022~2023년 상장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밖의 뮤직카우와 같은 신개념 가상자산 거래소 역시 투자자들의 출구 전략을 짜기 위해, 또는 증권 시장을 활용한 자금 조달을 위해 IPO를 꿈꾸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증시에 입성하는 '거래소 In 거래소' 사례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지난 4월 나스닥 상장이 대표적 예다. 높은 변동성을 지닌 자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미국 금융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최근 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시장 직상장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크라켄 등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직·우회상장을 통한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저작권과 같은 신개념 가상자산이나 암호화폐 거래대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뮤직카우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다른 가상자산 관련 사업체들의 IPO 도전이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뮤직카우는 상장 전 이슈를 해소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며 "IPO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만큼, 뮤직카우가 가격 변동성이나 개인투자자 보호 등 각종 이슈를 보완해나가는 방법이 가상자산 업계 IPO의 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