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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잘 나가던 벤처캐피탈...내년 자금 조달에 '삭풍'

모태펀드 예산 급감에 출자비율 30%로 '뚝'

신규 펀드 출자금 자체도 2,800억원 줄어

중소형사 부담 가중에 업계 양극화 심화 우려





올 한 해 사상 최대 투자에 나서며 풍부한 유동성의 혜택을 봤던 벤처캐피탈들이 내년 신규 펀드 조성 등을 놓고 진짜 실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부의 벤처투자 예산이 급감하자 모태펀드가 내년 1차 정시 사업부터 펀드 출자비율을 최소 30%로 낮춰 민간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경험과 네트웍이 벤처캐피탈의 신규 펀드 조성에 관건이 된 때문이다.

21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모태펀드의 내년도 1차 정시 사업의 출자 비율이 주요 분야에서 30%까지 떨어지는 등 올 해에 비해 하향 조정됐다. 모태펀드의 출자 사업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위탁운용사가 되려는 벤처캐피탈들이 민간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들어 모태펀드 출자비율이 40%일때 벤처캐피탈이 1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다면 60억원의 추가 자금만 조달하면 되지만 출자 비율이 30%로 낮아지면 10억원을 더 확보해야 한다.

투자업계는 특히 모태펀드 자금 확보를 위해 경쟁이 치열했던 분야에서 출자 비율이 하향돼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메타버스나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분야의 모태펀드 출자 비율이 올 해 40%에서 내년 30%로 주저 앉았고, 혁신 성장이 기대되는 도약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스케일업 분야도 출자비율이 30%로 떨어졌다. 투자 위험성이 높은 청년 창업 분야 펀드의 출자비율도 올 해 60%에서 10%포인트 낮췄다.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출자 비율이 떨어진 이유는 당정이 지난해에 비해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때문이다. 올 해 모태펀드 출자 예산은 추경을 빼더라도 8,000억원에 달했지만 내년에는 5,2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모태펀드의 내년 1차 정시 출자 규모도 4,300억원으로 1년 전 7,50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모태펀드 예산이 크게 감소해 내년 펀드 조성 목표인 1조 원 이상을 맞추기 위해 출자비율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위험이 높은 벤처 분야에 민간자금을 끌어오는 마중물인 모태펀드의 출자가 줄면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이나 한국성장금융도 벤처펀드에 투입할 자금 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커져 내년에 벤처캐피탈들의 자금 조달 역량은 한 층 중요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업력이 짧은 신생업체나 민간 투자자(LP) 네트워크가 협소한 업체들은 모태펀드 등의 출자 사업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벤처캐피탈 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2~3년 동안 벤처업계에 돈이 몰리며 대형 펀드 결성이 가속화하자 상위 벤처캐피탈들의 입지는 강화됐지만 중소형 벤처캐피탈은 오히려 소외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모태펀드마저도 출자비율을 낮추면서 한정된 민간 벤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낮은 출자비율로 인해 벤처 펀드 조성 자체를 시도하지 않거나 펀드 결성에 실패한 벤처캐피탈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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