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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벤처붐 속 '성장통' [thebell desk]

안영훈 벤처중기1부장공개 2021-12-10 07:55:3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신축년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벤처캐피탈(VC) 시장을 돌아보면 '제2 벤처붐'이란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펀딩, 투자, 회수 모든 부문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너무나 빠른 성장과 주위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일들도 겪어야 했다.

우선 펀딩 부문에서는 양극화 문제가 어느때보다 심했다. 정책 출자자금은 급증하는데 그 속도를 민간 LP 자금 증가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VC들이 펀드 결성에 애를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실제 가장 대표적인 정책 출자사업인 모태펀드 정시1차 사업에서조차 1차 결성시한 3개월, 추가 시한 3개월을 넘기며 데드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맞춰 펀드를 결성한 곳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VC들의 출자확약서(LOC)와 출자의향서(LOI) 준수 검증과 미준수 패널티 부여제도도 만들어졌다.

펀드 결성이 늦어지면서 투자 부문에서는 투자를 하겠다고 소송을 하는 이례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투자받기로 한 회사에서 VC 펀드 결성이 늦어지자 다른 투자자를 구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불거진 사례다.

시장의 돈은 넘치고 투자할 곳은 한정돼 있으니 오버밸류 문제를 넘어 그동안 쌓아 온 VC와 투자자의 관계를 흔드는 일이 발생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번 사태를 두고 지금도 VC업계에서는 양측의 입장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VC 성장의 촉진제가 된 제도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도 비온 후 죽순이 고개를 내밀듯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 사건이 유한책임형 창업투자회사 일명 LLC형 창투사의 세금 탈루 사건이다. 어찌보면 법률 미비로 인한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열거주의를 따르는 세법상 졸지에 LLC형 창투사는 정부의 선처를 바라는 처지에 놓였다.

시행 1년을 맞이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의 미비점도 뜻하지 않은 제재 상황을 연출하는 계기가 됐다.

업계 최초 스마트 물류, 자율주행 벤처투자 펀드는 어렵게 돈을 모으고도 벤처투자법과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시행령 조율 미비로 결성 도장을 찍지 못하고 무산됐다.

공동 GP인 키움투자자산운용과 비하이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 어렵다는 출자 사업 관문과 펀딩 과정을 넘어 놓고도 펀드 무산의 책임을 지게 됐으니 말이다.

다행히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억울함을 인정받아 패널티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그러한 운도 따르지 못했다.

이처럼 올해 VC들은 제2 벤처붐이란 잔치 속에서 여러가지 사건을 겪었다. 하지만 큰 걱정은 아니다. 급속도로 커진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더 성숙한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묵묵히 하지만 힘차게 걸어가는 소의 해 신축년을 뒤로하고 내년 임인년에는 한번의 발구름에 담을 넘는다는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비상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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