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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베리家 PEF "SK쉴더스 포함 韓기업 투자 모색"

강인선 기자
입력 : 
2021-12-03 17:36:53
수정 : 
2021-12-04 23: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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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니 욘손 EQT파트너스 회장

발렌베리가 사모펀드 운용사
내년 상반기 한국 사무소 열고
40조 펀드로 韓 기업 등 투자
ESG기업 중심으로 돈 풀 방침

가족기업과 협업 오랜 노하우
韓오너경영 대기업 접목 원해
사진설명
스웨덴 발렌베리가가 소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 콘니 욘손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럽 최대 사모투자펀드인 EQT파트너스는 내년 상반기 한국 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김호영 기자]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내년 상반기에 한국 사무소를 정식 개소한다. 10년여 간 한국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 모집만 해왔으나 이제 한국을 본격적인 투자처로 삼겠다는 움직임이다. 콘니 욘손 EQT파트너스 창업자(회장)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 내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관련 기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QT파트너스는 700억유로(약 95조7000억원) 자산을 운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유럽에서는 최대이고 전 세계에서는 5번째 규모다.

1994년 EQT파트너스를 설립한 욘손 회장은 100여 개 기업을 산하에 두고 있는 발렌베리 가문 지주회사에서 7년간 부사장으로 일했다. 현재 그는 EQT파트너스 내 지분투자, 부동산, 벤처 등 모든 부문의 투자심의위원을 맡고 있다. EQT파트너스가 한국에 본격 진출하기로 결심한 것은 한국 기업들이 그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욘손 회장은 "한국은 고도의 기술 산업 기반과 소비자 중심 시장을 갖추고 있다"며 "숙련되고 근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조선·자동차·철강·전자·제약바이오·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 서비스 기업에도 관심이 많다"며 "부동산과 인프라 시설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ESG 투자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산업이 많다고 봤다. 그는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ESG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CD로 듣던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으면서 쓰레기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은 환경(E) 측면에서,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음악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관점에서는 사회적 책임(S)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QT파트너스는 특히 ESG 투자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EQT파트너스는 초대형 사모펀드로는 처음으로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사모펀드 자체적으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내 회사들도 SBTi에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욘손 회장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이미 유럽에서는 탄소배출에 따라 기업의 조달 금리가 달라질 정도로 ESG는 기업의 비용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며 "한국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경험으로 미뤄보면 그들도 재무적 수치와 ESG가 더 이상 서로 분리된 목표가 아니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대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전망이다. 욘손 회장은 "전 세계 부유한 가족이 우리를 찾는데, (EQT파트너스가) 오랜 세월 기업체를 소유한 가족과 일하면서 산업을 키워 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그런 가족과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수백 년간 스웨덴에서 경제적 영향력과 사회적 명망을 유지해온 발렌베리가의 무형 유산이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QT파트너스는 현재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 출신 함세훈 대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유치 총괄을 맡고 있으며, 앵커에퀴티파트너스 출신 서상준 대표가 한국 대표를 맡았다. 정식으로 한국 사무소를 개소하기 전임에도 최근 SK텔레콤 자회사 SK쉴더스(옛 ADT캡스)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참여를 검토하는 등 빠르게 자본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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