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받아야겠다는 고민을 최근에서야 하게 됐는데,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평소에 이렇게 VC(Venture Capital,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전문회사)를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는 흔치 않은데요, 투자를 준비하기 위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무척 매력적인 자리입니다.” - 오형래 ‘와로’ 대표

오형래 ‘와로’ 대표./출처=SOVAC
오형래 ‘와로’ 대표./출처=SOVAC

10일 공개된 SOVAC IR ROOM 현장에는 도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기업들이 모였다. ▲자립 준비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부터 지역 농가와 상생을 통한 건강한 샐러드를 만드는 '와로' ▲월세 보증 서비스 '무방'을 통해 대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케이알지그룹' ▲예술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으로 거주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정착 지원 및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안테나' 등이 나와 사업 모델을 설명했다.

투자자로는 △배수현 인비저닝 파트너스 이사 △신채호 퓨처플레이 수석심사역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출연했다. 이들은 각 회사의 사업 확장 가능성과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는 리스크 등을 짚었다.

샐러드로 지역 상생과 청년 자립 준비 잡는 ‘와로샐러드’

오형래 와로 대표는 보호종결아동을 고용해 샐러드를 판매하는 소셜 프랜차이즈 ‘와로샐러드’를 소개했다. 와로는 보육원을 퇴소한 청소년을 매장에 고용한 후, 성실하고 우수한 직원 2명을 선정해 매달 50만원씩 저축하게 한다. 이들의 저축액이 2000만원이 되면 창업자금 3000만원을 지원해 총 5000만원으로 공동으로 와로샐러드 매장을 창업할 수 있게 한다. 그 후 전반적인 매장 운영 교육과 자립 교육을 병행한다. 또, 와로는 가맹점들과 협력해 직접 교육한 보호종결아동을 연계 고용하게 하고, 연계 고용하면 로열티나 홍보비 등을 지원한다. 오 대표는 “직접 고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창업 지원이 (와로의 문제 해결)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식자재는 매장 주변 농가에서 기른 야채를 활용한다. 오 대표는 “로컬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지속가능한 생산·유통을 고민 중”이라며 “지금은 고객 정보에 기반한 개인 영양 식단 서비스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와로의 장점 중 하나는 경상남도 진주에 있다는 점이다. 신채호 심사역은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큰 시장을 선호한다”면서도 “모태펀드나 성장금융펀드 출자를 받은 투자사의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은 수도권 외 지역에 투자해야 하므로, 동일한 평가를 받는 두 기업이 있다고 하면 수도권 외 지역 기업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거 개선 사다리 ‘무방’

김기성 케이알지그룹 대표가 3명의 투자자에게 설명 중이다./출처=SOVAC

이어 월세 보증 회사 ‘케이알지그룹’를 운영 중인 김기성 대표가 나왔다. 그는 “청년들이 자립하기 위한 대학가 평균 월세 보증금이 1000만원인데, 서울시 청년 1인 가구 10명 중 4명이 이 비용이 없어 중·고금리 대출에 노출되거나 최저 주거환경에서 생활 중”이라며 “청년 주거 빈곤을 해결하고자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외국에서는 보증금으로 1~3달 짜리 월세를 받고 있는데, 이게 가능한 건 월세 보증 회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세 보증 회사는 임차인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 혹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 월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닥쳤을 때 임대인에게 월세를 대신 지급해주는 회사다. 임차인은 월세 보증 회사가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심사 기준을 적용해 월세 납부 능력을 검증한다. 김 대표는 “무방은 고객에게 받은 22개의 항목을 82개의 조합으로 상호평가해 임차인이 임대료를 잘 낼 수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하는 심사 시스템을 활용 중”이라며 “임차인은 서비스 수수료를 내며 취향에 맞는 주거 형태와 연말 정산, 세금 컨설팅 같은 서비스를 받고 임대인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도현명 대표는 “(부동산에 대해) 독특한 규제와 메커니즘을 가진 한국 시장 안에서 처음 적용하는 모델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다”면서도 “모델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배수현 이사는 “실제 시장 반응이 어떨지는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며 “고객 후기 등을 추가해 보완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창작자와 지역이 성장하는 공간 만드는 ‘안테나’

나태흠 안테나 대표가 사업 모델을 설명 중이다./출처=SOVAC

사회적기업 안테나는 디자인 회사로 시작해 주거 공간 ‘아츠스테이(ARTXSTAY)’를 운영하며 문화 기획, 지역·커뮤니티 재생까지 도모한다. 나태흠 대표는 문래동에서 10년 넘게 지역을 자체적으로 활성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나 대표는 “그동안 1인 주거 형태가 증가하면서 셰어하우스·사회주택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사업 확장 가능성을 어필했다. 또,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주택이 아니라, 괜찮은 공간에 괜찮은 디자인을 입히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안테나는 현재 서울 내 7개 아츠스테이 지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입주자들이 더 안정적으로 지역에서 정착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지역의 가치도 높이려 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며, 플랫폼 서비스로 나아갈 계획도 있다.

신 심사역은 “자본 집약적인 모델이다 보니 사업 주기가 길고 많은 자본을 들여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속도가 느릴 수 있다”며 “회사를 대변하는 처지에서는 거리를 두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무척 흥미롭게 본다”고 평했다.

IR ROOM에 의하면 현재 와로는 출연 투자자와 투자 논의 단계에 있으며, 케이알지그룹·안테나는 출연 투자자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