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기준 이달 일반 청약 나서는 IPO는 9곳···스팩 제외 일반 기업은 5곳 불과
툴젠·KTB네트워크 등 시장 관심 높은 IPO 나와···플랫폼·콘텐츠 업종 등 IPO도 주목

각사 증권신고서 참조. 위 일정은 각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 표=정승아 디자이너.
1일 기준 각사 증권신고서 참조. 위 일정은 각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12월 IPO(기업 공개) 시장이 예년과 달리 한산한 가운데 이달 일반 청약에 나서는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반 청약에 나서는 기업 수는 적지만 높은 인지도와 성장성을 내세운 기업들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코넥스 시가총액 1위 기업에서부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콘텐츠 관련 종목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 분위기 다소 냉각된 12월 IPO···예년 보다 수 적어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달 내 일반 청약에 나서는 IPO는 9곳에 불과하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4곳을 제외하면 일반 기업은 5곳으로 예상 공모 금액은 2800억원에 그친다. 일반 IPO 5곳 중 2곳만 국내 증시에 직상장하는 경우이고 나머지 3곳은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는 연말이 IPO 성수기라 불리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2월 회계 결산 기업의 경우 해를 넘길 경우 당해 실적 결산을 다시 손봐야하고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3~4개월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연내 상장을 서두르면서 연말에 IPO 수가 쌓인다. 한때 IPO 연말 집중 현상이 해결 과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15곳(스팩 5곳)이 12월 중 일반 청약을 마무리한 바 있다.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2019년 12월의 경우에도 12곳(스팩 5곳)이 상장에 나섰다. 공모 금액을 비교하면 지난해 12월의 경우 6200억원을 모집해 이날 기준 올해 12월 보다 많았다. 다만 2019년 12월의 경우 IPO 수는 올해 12월 보다 많았지만 공모금액(1829억원)은 적었다.  

올해 4분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IPO 시장 호황에 상장을 앞당겨 진행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는 점이 이 같은 상황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초대형 IPO를 비롯한 많은 수의 IPO가 올 들어 진행되면서 기관의 자금이 많이 소모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이 북클로징(장부 마감)에 들어가면서 수요 부족 우려에 IPO 수도 줄었다는 것이다. 

◇ 코넥스 시총 1위 툴젠, 수요예측 부진 딛고 청약 흥행 가능할까

이달 청약을 진행하는 IPO 수는 많지 않지만, 그만큼 주목도는 높을 것으로 전망 된다. 특히 시장 인지도가 높은 IPO가 다수 나온다는 점에서 일반 청약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가장 먼저 시작을 알리는 기업은 바이오사인 툴젠이다. 툴젠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를 보유한 유전자교정 전문기업으로 코넥스 시가총액 1위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높다. 툴젠은 앞서 세 차례에 걸쳐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둔 상태다. 

툴젠은 지난달  25~26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부진했다.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324개 기관이 참여해 29.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공모가도 희망 밴드(10만~12만원) 하단에서 30%를 밑도는 7만원으로 결정됐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좋지 못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공모가가 보수적으로 책정된 데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자발적으로 환매청구권(풋백 옵션)을 넣었다는 점은 일반 청약 흥행이 가능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환매청구권은 상장 주관사가 발행사의 일반공모 참여자에게 손실 한도를 보증해 주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 청약자에 한해 상장 후 3개월 동안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증권사에 공모주를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툴젠의 일반 청약 일정은 오는 2~3일이다. 공모주식 수는 100만주로 100% 신주로 모집한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공모가 기준 700억원을 조달한다. 이 자금은 크리스퍼 특허 경쟁력 강화 및 연구개발 관련 임상∙설비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된다.

◇ ‘1세대 VC’ KTB네트워크 상장도 주목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이달 6~7일 일반 청약이 예정 돼 있는 KTB네트워크도 시장 관심도가 높은 IPO로 분류된다. 1세대 벤처캐피탈(VC)로서 경쟁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지난 1981년 설립(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가 전신)된 KTB네트워크는 설립 이후 58개 벤처 펀드를 청산해 총 1조3397억원의 납입총액을 기록했다. 현재 운용 자산(AUM)은 1조1745억원이다.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9.8%로 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주요 투자 사례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있다. KTB네트워크는 2019년 말 우아한형제들에 23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될 당시 현금과 주식 매도분을 통해 625억원의 수익을 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KTB네트워크가 지난 2015년 250억원 가치 일때 투자에 나섰는데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8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KTB네트워크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104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67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7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영업익(446억원) 대비 74.2% 성장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632억원이다.

KTB네트워크는 지난달 29~30일 기관 수요예측을 끝내고 공모가 산정에 들어간 상태다.  KTB네트워크는 이번 IPO에서 총 2000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5800~7200원)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1440억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12월 중순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 자동차 생활 플랫폼, 면역항체, 콘텐츠 등 다양한 업종 IPO도 나와

이밖에 자동차 생활 플랫폼을 표방하는 오토앤은 이달 14~15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2008년 현대차그룹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오토앤은 차량용 소모품 구입, 점검, 세차 등 구매 이후 차량 관리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을 유통한다. 오토앤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367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0.8% 줄었다.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서는 오토앤의 총 공모주식수는 287만7579주다. 공모 희망 밴드는 4200~48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공모예정금액은 약 121억~138억원이다. 기관 수요예측 예정일은 오는 8~9일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면역항체 바이오기업인 애드바이오텍은 오는 20~21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애드바이오텍은 계란을 이용한 독보적인 고역가 항체(특이난황항체, IgY) 생산기술로 항체의약품을 개발, 판매한다. 회사에 따르면 IgY 기술이 적용된 항체의약품은 질병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또 축산, 수산, 인체에 이르기까지 확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애드바이오텍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36만주이며 공모 희망가 밴드는 7000~8000원이다. 공모를 통해 95억원~109억원을 조달한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예측은 12월 15~16일에,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12월 20~21일에 실시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K콘텐츠’ 테마로 주목되는 IPO도 이달 나온다. 2007년 설립된 래몽래인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산후조리원’ 등을 제작한 제작사다. 최대주주는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위지윅스튜디오로 지분 25.26%(상장 후 20.17%)를 보유하고 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기 위해 기관 수요예측을 오는 15~16일에 진행한다. 일반 청약은 20~21일에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 상장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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