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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대기업 '저승사자' 산은, 엔젤 투자 리더로 변신

3조 넘는 투자 이끌며 이동걸 회장 新트레이드마크 산파역

벤처 메카 美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 설립...해외 진출 지원

현지서 한국계 벤처 투자 늘리며 해외 VC의 국내 투자 유도

이동걸(왼쪽 세번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KDB 실리콘밸리 벤처투자(LLC)의 개소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재계 저승사자로 통했던 산업은행이 혁신 금융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벤처캐피탈 업계의 든든한 맏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산은은 이전에도 적잖이 벤처 투자를 이어왔지만 규모가 크기 않아 경영진의 관심사에서 멀었지만 이동걸 회장이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스타트업 성장과 벤처캐피탈 업계 발전에 지원을 집중하면서 국내 벤처업계 최대 후원자로 자리 매김했다.

이동걸 회장은 2017년 취임 이후 줄곧 산업은행의 주된 역할을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 기업 지원’으로 재정립하려 힘써왔다. 대우조선해양, HMM, 아시아나항공, 쌍용차 등 대기업 구조조정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산은 이미지를 바꾸려는 이 회장의 노력이 빛을 바랜 측면은 있지만 벤처업계 지원 성과는 결코 줄이지 않았다. 이 회장이 적극 지원한 KDB 넥스트라운드는 출범 5년 만에 437개 벤처기업에 3조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도 벤처 투자 붐이 지속되는 데 KDB 넥스트라운드는 크게 기여했다. 산업은행은 넥스트라운드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병행해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 설명회를 계속 개최해 자금 확보가 절실한 중소 벤처기업을 후원했다.

산은은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과 손잡고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 산업은행과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현대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350억원을 출자하고 산은은 200억원을 투입해 펀드를 결성·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산은은 국내 스타트업 및 벤처 지원에 머물지 않고, 이 회장이 일찌감치 계획해온 세계 벤처업계의 메카인 실리콘밸리 진출을 성사시켰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KDB 실리콘밸리 LLC 개소식에 직접 참석해 현지 한국계 스타트업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혀 젊은 창업자들의 꿈을 복돋웠다.

서성훈 산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대표는 "유망 기술력과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미국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한국계 창업 기업들이 적지 않다" 면서 "산업은행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활용해 미국내 한국계 스타트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500만 달러로 설립된 KDB 실리콘밸리 LLC는 조만간 9,500만 달러의 증자 작업을 진행해 전체 자본 규모를 1억 달러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자본 확충이 완료돼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실리콘밸리 법인을 통해 미국 현지 VC와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와 미국 대형 VC의 국내 벤처펀드 출자 등에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벤처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다른 정책 금융기관에 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길을 터줘 제2 벤처 붐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을 강화하고 있다” 면서 “혁심 금융 측면에서 산은이 시중 은행들을 뛰어넘어 ‘리딩 뱅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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