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10월이면 매년 벤처캐피탈업계에 한 통의 성적표가 도착한다. 바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등급 평가서인데, 평가 대상으로 뽑힌 상장 VC 입장에서는 매번 언짢은 경험을 한다.분리수거부터 커피 한잔을 마실때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을 실감하는 대한민국에서 회사 이름으로 성적이 나오고 그 성적이 아무리 잘해도 B등급, 대부분 C·D등급을 받으니 기분이 좋을리 만무하다.
이제는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한 벤처캐피탈에서 ESG경영을 더 신경쓰게 만드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다.
아무리 ESG경영에 신경쓴다고 해도 업종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평가로 3대 평가 항목 중 E(환경) 평가에서 항상 최하등급인 D등급을 벗어나기 힘든 탓이다. E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으니 나머지 S나 G에서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언감생심 종합 평가에서 A는 꿈도 못 꾸는 처지니 말이다.
사실 금융업종에서도 E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곳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KB금융지주도 모범사례로 꼽히곤 하는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실적 및 에너지 사용량 절감 실적 우수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확대 △배출량 검증, 기후변화 대응 활동 등의 내역 상세 공개 등이 높은 점수의 비결이다.
현재 KB금융지주의 계열사는 50여곳이 넘는다. KB국민은행에서 일하는 직원수만 1만6000여명이니 수만여명에 달하는 전체 KB 식구들이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면 기후변화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종사자가 2000명을 넘을까 말까하는, 대형사라고 해도 직원이 50명이 될까 말까 하는 벤처캐피탈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다고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벤처캐피탈의 E(환경) 평가는 투자하는 기업을 봐야 한다. 스타트업은 신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이는 기존 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는 자원 활용의 효율 극대화도 포함된다. 요즘은 시대 트렌드를 반영해 '친환경'은 기본으로 따라붙는다. 결국 스타트업은 친환경 기술로 기존 산업의 효율성을 높여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스타트업의 신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키우는 벤처캐피탈에게 기존 산업체를 평가하는 E(환경) 평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맞는지 다시 한번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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