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벤처캐피털(VC) 위탁운용사 4곳을 선정하면서 올해 계획한 사모대체 부문의 출자 사업을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3월 국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 공동투자펀드에 총 1조8천500억원을 출자하기로 계획을 세운 뒤 VC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위탁운용사를 모두 선정해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번 주 VC펀드 위탁운용사로 SL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 DSC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4개 기관을 선정했다. 국민연금은 이들 4개 운용사에 각각 300억~600억원씩 총 1천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각 펀드 약정금 총액의 40% 이하를 채우게 된다. 국민연금이 400억원을 출자한다면 해당 VC는 외부에서 600억원 이상을 조달해야 하는 식이다. 각 VC는 출자 약정금 총액의 최소 2%를 투자해야 하며 투자 기간은 4년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사모대체 출자액은 지난해의 1조9천500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사모펀드 부문 출자액은 작년의 8천억원에서 올해 6천억원으로 줄였을 뿐 VC 부문 출자액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VC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벤처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더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말까지 VC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9천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들어 투자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를 거친 VC펀드 위탁운용 외에 개별적인 벤처 투자액이 증가하는 흐름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조성한 바이오 섹터 펀드에 1천억원을 개별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관들은 SL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하면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돈을 맡기는 기관들이다. 국민연금이 앞서 올해 선정한 4곳의 사모펀드도 대형급보다는 한창 성장 중인 미들급 운용사였는데 벤처투자 부문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SL인베스트먼트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하는 운용사로 '원펀드' 전략을 추구한다. 하나의 펀드에 투자역량을 집결해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포트폴리오엔 직방과 모두의주방, 제주맥주 등 스타트업이 담겨 있다. 현재 6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지만 그중 3개는 올해 말 만기를 앞둔 상태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결성된 SLi 퀀텀성장펀드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고 이번에 추가 출자를 앞두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10년 창립된 업력 10년 이상의 벤처캐피탈로 누적 운용자산(AUM)은 8천713억원에 달한다. 운용자산 규모로 따지면 업계 10위권이다. 바이오와 ICT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대체육 개발 기업 더플랜트잇, 성형수술 정보플랫폼 강남언니 등에 투자했다.

스톤브릿지는 또한 기업공개도 준비 중이다. 지난 10월 코스닥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했으며 내년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몇 년 새 잇달아 상장에 나선 벤처캐피탈들의 뒤를 따르는 모습이다.

나머지 2곳인 DSC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미 상장된 기업이다. 현재 DSC의 시가총액은 1천655억원, 미래에셋벤처는 3천853억원 수준이다. DSC는 2016년, 미래에셋벤처는 2019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미래에셋벤처는 전자상거래업체 마켓컬리, 인테리어플랫폼 오늘의집 등에 투자했으며 ICT와 소재부품, 바이오 등에 주력하는 운용사다. 작년 중반 기준 운용자산은 9천370억원, 운용 펀드 수는 27개다.

DSC도 내년이면 설립 10년이 되는 미들급 VC다. 올해 운용자산은 8천억원을 넘어섰고, 내년이면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부터 원펀드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으로 첨단소재와 부품, 모빌리티 기술 기업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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