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AC, 제2 벤처붐 타고 '상장 러시'

투자금 회수 쉽고 수익성 개선
시장 인지도 높아져 기업가치↑
KTB네트워크 등 줄이어 도전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다수가 주식시장 상장에 줄이어 도전한다. '제2 벤처 붐'으로 투자금 회수가 쉬워지고 수익성이 높아진 데다 과거에 비해 벤처투자 시장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KTB네트워크가 올해 안 상장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스톤브릿지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상장에 뛰어들었다. 초기 유망 스타트업을 투자·보육하는 AC 업계에서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상장 재도전에 나서고, CNT테크가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다.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데는 벤처투자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투자한 벤처·스타트업이 유니콘·데카콘으로 빠르게 성장, 최고 수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상장에 나선 VC 대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공모가를 받았다. 실적까지 좋지 않아 주가도 부진했다. 2019년 이후부터 VC의 코스닥 입성은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상장 가시권에 있는 업체는 1세대 VC인 KTB네트워크이다.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1195억원이다. 배달의민족, 토스 등 유니콘 기업에 투자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35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 이미 441억원을 벌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도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심사를 거쳐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 올해 IPO에 성공한 크래프톤·제주맥주·원티드랩을 비롯해 직방·지그재그·스타일쉐어 등에 초기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로 '마이크로 VC'를 지향하는 캡스톤파트너스도 내년 상장이 목표다. 운용자산은 20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당근마켓·마켓컬리·직방·정육각 등 성장세가 가파른 곳에 대규모 후속 투자를 단행, '잭팟'을 터뜨렸다. 이들 외에도 LB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이앤인베스트먼트 등이 상장 행렬에 동참할 예정이다.

국내 첫 AC '1호' 상장사도 관심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난해 11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받아 상장 절차를 밟다가 잠정 연기했다. AC 시장 이해도를 높인 다음 기업 가치를 높여 내년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180여개 포트폴리오에 투자한 CNT테크도 최근 한화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문을 두드린다.

<표>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 국내 증시 추진 현황

VC·AC, 제2 벤처붐 타고 '상장 러시'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