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큰손들의 움직임에 가장 촉각을 세우는 곳은 이들로부터 출자받은 자금을 굴려 성과를 내야 하는 여러 운용사들일 것이다. 실제로 IMM프라이빗에쿼티(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은 ESG 전담 부서를 꾸리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투자 기피 대상 기업 분류 작업부터 운용사 내부 인력 구성과 운용 방식이 ESG 기준에 들어맞는지까지 외부 컨설팅 기관의 도움을 받아 점검하는 등 준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ESG 투자 열기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이는 ESG 기반 투자라는 것이 엄밀히 말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는 데 근거한다. 실제 연기금·공제회들은 과거에도 투자 기업들이 환경오염과 노조갈등·갑질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 운용사들에 해명을 요구하거나 관리 책임을 물었던 전례가 있다. 최근 ESG라는 용어가 주목받자 분위기에 편승해 홍보 목적으로 포장만 바꿔 '부화뇌동'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를 좀 더 이롭게 하고자 하는 ESG 투자의 본질 가치는 여전히 유의미해 보인다. 다만 지금의 ESG 투자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큰손들과 이들의 자금을 굴리는 운용사들의 더 많은 고민이 절실하다. 투자 성과를 어떻게 차별화하고 이를 기반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증권부 = 강두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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