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권 온라인 강의 회사 이투스 인수전에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VC캐피탈이 뛰어들었다. CVC캐피탈은 이투스를 인수해 에듀테크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은 이투스 운영법인 이투스교육의 지분 57.2%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 측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앵커PE)와 협상하고 있다. 매각 측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주관사를 맡고 있다.

올초부터 추진된 이투스 매각엔 CVC캐피탈 외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PEF인 L캐터톤, 글로벌 PEF TPG 등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후보가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사실상 CVC캐피탈이 유력한 후보로 남았다.

이투스는 2000년 서울대 벤처 동아리 ‘앤포유에듀케이션’으로 출범했다. 초창기엔 ‘누드 교과서’로 알려진 참고서 출판이 주력이었지만, 2001년 이투스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온라인 교육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2006년 회사를 인수했고, 2009년 청솔학원이 새 주인이 됐다. 이후 앵커PE가 2015년 소수지분 투자에 이어 2019년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30%를 추가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은 2633억원, 영업이익은 59억원 수준이다.

CVC캐피탈을 포함한 인수 후보들은 이투스가 쌓은 브랜드를 기반으로 신규 투자를 집행해 ‘에듀테크(교육+기술)’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회사의 적정 기업가치를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출산율 감소로 학령인구가 줄어 이투스의 본업인 대입 사교육 시장도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역시 앵커PE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직전인 2018년 203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한 PEF 관계자는 “앞으로 교육 시장이 성장하긴 어려울 것 같아 매각 초기에 인수를 검토하다 중단했다”고 말했다.

CVC캐피탈은 올해 초 기준 1619억달러(약 182조원) 규모의 자산과 펀드를 보유한 글로벌 PEF다. 2015년 위니아만도를 대유그룹에, 2017년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을 KG그룹에 매각해 차익을 거뒀다. 2019년 숙박 앱 여기어때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잡코리아 인수전을 완주하는 등 한국에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