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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솔루션 PVC 사업 키운다…6000억 투자 유치

강두순,원호섭,강우석 기자
입력 : 
2021-10-08 09:54:38
수정 : 
2021-10-08 15: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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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법인 지분 49% 헤임달PE에 매각
PVC 공장 증설 자금 용도
현지 법인 투자받으며 조단위 몸값 인정받아
향후 분할한 뒤 IPO 추진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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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성장성이 높은 폴리염화비닐(PVC) 사업을 강화하고자 6000억원 어치의 외부 투자를 받는다. 중국 법인의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8일 산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최근 헤임달프라이빗에쿼티(헤임달PE)와 투자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 현지 법인의 지분 49%를 헤임달PE에 매각할 방침이다. 별도의 신주 발행 없이 기존에 있던 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헤임달PE의 투자 규모는 약 6000억원 안팎이다. 양 측은 중국 현지 법인의 기업가치를 1조2000억~3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향후 한화솔루션은 해당 법인을 물적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검토할 방침이다. 헤임달PE는 재무적투자자(FI)로서 상장 이후 자금 회수를 도모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증시 입성 시점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화솔루션은 확보한 실탄을 중국 현지 공장 증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닝보 공장을 유동화시켜 마련한 자금으로 핵심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당장 중국 PVC 공장에 대한 증설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PVC는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공업 재료를 비롯해 포장용 필름, 완구류 같은 생활 제품 소재로도 폭넓게 쓰인다. 전세계 PVC 수요의 약 70%가 건설 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96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VC를 자체적으로 생산했다. 그 후 울산과 진해, 여수 공장을 차례대로 준공했으며 현재까지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해 왔다. 현재 국내 PVC 시장에서 한화솔루션의 점유율은 약 49%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10년 중국 현지에 PVC 공장을 준공했다. 현지 공장은 연산 37만톤에 달하는 생산력을 갖췄다. 한화솔루션의 전체 PVC 생산능력(115만톤) 중 약 32%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전세계 PVC의 약 40% 정도를 생산 중인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은 PVC를 제조할 때 대부분 석탄에 기반한 '카바이드 공법'을 쓴다. 반면 한화는 에틸렌을 활용한 'EDC 공법'을 사용한다. 최근 석탄 가격은 한없이 비싸지지만 에틸렌 가격은 하락세다. 한화솔루션이 반사 이익을 누릴 만한 상황인 셈이다. 연초 톤당 200달러 정도였던 중국 원료탄 가격은 지난달 톤당 430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중국의 전력난, 석탄 가격 상승이 한화솔루션 입장에선 현지 시장 장악력을 높일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석탄값 강세의 최대 수혜 제품은 PVC라 봐도 무방하다"며 "EDC에 기반해 생산되는 PVC 스프레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 한화솔루션에게 긍정적인 여건이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장기적으로 한화솔루션은 현지 법인을 종합 첨단소재 부문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수익성이 뛰어난 시점이라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전년도 현지 법인의 매출액은 4000억원, 순이익은 6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현금창출력을 확인하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1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회사 안팎에서는 중국 시장 PVC 수요가 당분간 증가추세인 만큼 현지 법인의 실적 기여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한편 한화솔루션의 이번 투자 유치엔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적 파트너로 합류한 헤임달PE는 지난 7월 반도체 및 전해질 소재 업체 '후성글로벌'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강두순 기자 / 원호섭 기자 /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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