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펀드레이징 마무리…키워드는 ESG·뉴딜·비대면
입력 2021.10.12 07:00
    Weekly Invest
    뉴딜펀드 3조 결성 목표…올 초 운용사 대거 운집
    국민연금 낙점받은 운용사…매칭 성격 사업서 약진
    국내외 LP ESG 기조 강화에 발 맞추는 운용사들
    자본시장법 개정, PEF 전략 다각화 전망
    펀드레이징 경쟁도 거세질듯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주요 출자기관(LP)의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한 출자사업이 속속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운용사들이 펀드레이징을 마무리하고 펀드 결성을 마쳤다면, 올해는 이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운용사들의 각축전이 펼쳐졌다.

      정부가 주도하는 뉴딜펀드의 결성에 국내 운용사들이 대거 몰렸고, 각 출자기관 별로 사회적가치(ESG) 또는 이에 걸맞는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경향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투자설명회가 자리를 잡은 것도 새로운 트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출자사업의 첫 시작은 역시 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하는 뉴딜펀드 운용사 선정이었다. 기업에 투자하는 분야는 투자제안형, 뉴딜성장형, 국민참여형 등으로 세분화했고 7150억원 규모를 정부에서 출자했다. 인프라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모두 포함한 정책 출자규모는 1조원으로 이를 바탕으로 총 3조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게 목표다. 기업투자 분야에는 총 70곳의 운용사가, 인프라투자 분야는 14개의 운용사가 참여해 최종적으로 26곳의 운용사가 선발됐다.

      이후 산업은행은 총 1조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위한 수시출자 위탁운용사 선정을 진행, 12곳의 운용사를 추가로 선정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한국성장금융은 현재 총 1000억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2021년 국민참여 2차’ 위탁운용사 선정을 진행중이다.

      국민연금의 출자사업도 운용사들에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중순 총 6000억원 규모의 출자사업을 시행했는데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케이스톤파트너스, E&F프라이빗에쿼티, 이음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최종 선정됐다. 국민연금이 운용사가 결성하는 최대출자자로 나서면서 하반기 이어진 LP들의 사업에서도 해당 4개사의 선전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국민연금 이후 출자사업을 펼친 교직원공제회는 해당 4곳의 운용사를 모두 위탁운용사로 선정해 매칭 자금을 출자했다. 가장 최근에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친 우정사업본부 또한 크레센도와 이음PE, 프리미어파트너스에 출자를 확약했다.

    •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회의 출자사업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총 1200억원을 출자하는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숏리스트 4곳을 선정한 상태이다. 지난 7월 공고를 내고 이르면 9월 중 최종 선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던 노란우산공제회는 일정이 다소 미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출자기관들은 점점 ESG를 강조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향후 2년 내 ESG 반영 자산 비중을 전체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올해 사업 제안서 양식에는 ESG 내용이 포함하진 않았으나 정성적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단 평가다.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정책형 뉴딜펀드의 출자사업 당시 ESG 관련 내규 및 운용현황을, 교직원 공제회는 제안서에 사회책임투자 관련 내용을 명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직접 ESG펀드 출자에 나섰고 향후 추가 출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따라서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출자기관의 움직임에 발맞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IMM PE는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에 가입했고, PwC컨설팅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파트너로 각 투자 단계에서 ESG를 접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2년 이미 UN PRI에 서명한 상태이다.

      국내 PEF 한 대표급 관계자는 “국내 출자기관뿐 아니라 글로벌 LP들 또한 ESG, 책임투자를 강화하는 기조가 더욱 강해지면서 ESG를 기초로 한 운용사들의 투자 검토가 점점 보편화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인력과 비용이 요구되는 만큼 현재까진 대형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지만, 점차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이러한 움직임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출자기관과 운용사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비대면 설명회를 갖는 사례는 더욱 늘어났다. 과거 출자기관에 각 실무진이 모두 모여 출자 설명회를 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운용사 실무진과 출자기관 실무진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화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하는 방식도 보편화했다.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일명 ‘찾아가는 뉴딜펀드 투자설명회’를 매달 3~4회씩 개최,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중소벤처기업과 뉴딜펀드의 위탁운용사를 소개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됨에 따라 PEF 운용사들의 활동반경을 더 넓어지게 됐다. 바이아웃(경영권거래)가 주목적이던 PEF들의 최소 지분투자비율 10%룰은 폐지됐고, 기업에 대한 직접 대출도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각 운용사들도 다양한 투자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법인 또는 조직을 신설하고 있는 추세다. 각 운용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움직임이 바빠지면서 내년도 PEF 출자사업의 경쟁강도가 다소 강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