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달린 M&A 시장…'연말까지 간다' VS '글쎄'

[더 달아오른 M&A 시장]
국내 M&A 시장 코로나에도 빅딜 순항
4분기 전망 두고는 업계 의견 엇갈려
유동성 끝나며 M&A 시장 영향 전망에
한온시스템 등 '대어' 매각전이 중요
  • 등록 2021-10-08 오전 12:20:00

    수정 2021-10-08 오전 12:20:1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올 한해 뜨거웠던 인수합병(M&A) 시장의 열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3분기까지 대규모 딜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4분기에는 기존과는 다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시장 열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동성 시즌이 끝나가는 데다 대형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M&A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요 참여자들도 자사 포트폴리오(보유 매물) 정리에 대거 나서면서 시장이 앞선 분위기와 달리 다소 차분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몸 값이 수조원에 달하는 매물이 아직 시장에 나와 있는 만큼 이들의 흥행 여부에 따라 4분기 M&A 시장 분위기도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외 M&A 시장 3분기까지 역대급 거래

올해 M&A 시장은 지난해 우려를 딛고 열기를 뿜어냈다. 코로나19 상황을 딛고 지난해 하반기 반등을 시작한 M&A 분위기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분기별로도 굵직한 매물이 분기마다 새 주인을 속속 찾으며 열기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온라인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를 90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 신세계가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상반기 플랫폼 매물이 시장을 달궜다. 중견 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도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깜짝 빅딜을 일궈내며 열기를 부추겼다.

3분기 들어서도 한샘(009240)휴젤(145020), 요기요 등 시장에 나왔던 대형 매물들의 손바뀜이 연달아 발생했다. 상반기 온라인 플랫폼 M&A가 대세였다면 3분기에는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M&A 거래액 증가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PEF 운용사뿐 아니라 신세계와 GS 등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사업 재편을 위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시장 열기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활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M&A 거래액 규모는 1조5200억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규모는 4조3300억달러로 연간 최고 기록이던 2007년의 4조10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파티 끝나면 영향 불가피

다만 남은 4분기에도 M&A 시장이 앞선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매크로 경제 상황에 변수가 생겼고 기업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던 일부 PEF 운용사가 새로운 기업을 사들이기보다 보유 포트폴리오 엑시트(자금회수)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여서다.

최근까지 M&A 시장을 떠받들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풍부한 유동성이었다. 저금리 기조로 시장에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넉넉한 드라이파우더(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모집했지만 아직 투자에 사용하지 않고 남아 있는 자금)를 가진 PEF 입장에선 대형 매물에 적극적으로 베팅할 수가 있었고 인수금융도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대형 딜이 꾸준히 이어졌던 배경이다.

원매자뿐 아니라 매각 측 입장에서도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 매각을 진행할 경우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 매각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발히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민간에서도 돈줄을 죄면서 M&A 시장 역시 거시경제 변화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PEF 운용사에 자금을 쏴줘야 할 기관투자자들이 유동성 파티가 끝나면서 출자 기조에 변화를 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고 인수금융 시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는 있는 자금을 열심히 털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여러모로 자금조달이 수월했는데 유동성 상황이 바뀌면 돈을 내어주는 연기금·공제회나 사들이려는 쪽 모두 기업가치를 깐깐하게 산정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엑시트 활발…한온시스템 등 대어 주목

물론 남은 4분기에 ‘빅딜’이 전개될 여지는 남아 있다.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는 매물이 이미 M&A 시장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과 돈줄 죄기에 앞서서 ‘유동성 막차’를 타야 한다는 계산 하에 PEF 운용사의 자금 회수가 진행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초대형 PEF 운용사로 꼽히는 MBK파트너스는 잡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등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1분기 중국 에이펙스 로지스틱스 매각 외에는 별다른 딜을 진행하지 않았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IMM PE는 대한전선과 W컨셉을 매각하면서 자금 회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현재 시장에는 한앤컴퍼니가 최대 8조원의 몸값이 점쳐지는 한온시스템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현대LNG해운도 매물로 나와 있다. 이밖에 버거킹(어피너티)과 대경오앤티(스틱인베스트먼트) 등도 수천억원의 몸값이 예상되는 M&A 시장 매물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는 주요 매물 중심으로 활발한 매각전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온시스템 같은 ‘대어’ 매각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올해 4분기 M&A 규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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