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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타트업 부익부 빈익빈 커졌다…투자·인재 쏠림 현상 심각"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 4조3539억원으로 늘었지만, 소수에 편중
대다수 스타트업 투자금, 인력난 호소…"부익부 빈익빈 심각"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1-10-07 17:22 송고
투자·채용에 있어서 올해 스타트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투자·채용에 있어서 올해 스타트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4조3539억원.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 규모다. 지난해 전체 투자 유치액(3조348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여전히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과제로 투자 문제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올해 스타트업의 부익부 빈익빈이 커졌으며 투자금이 소수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을 발표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는 스타트업 업계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조사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의 인식과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월5일부터 19일까지 총 15일간 오픈서베이를 통해 진행됐다. 창업자 164명, 대기업 재직자 250명,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취업준비생 200명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전체 스타트업 투자금 늘어도 소수에 편중돼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있어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점으로 '기반자금 확보/투자 활성화'(38.4%)를 꼽았다. 다음으로 규제 완화(34.8%), 우수인력 확보(33.5%)가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측은 "벤처투자액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 유치가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 D2SF 양상환 리더는 "예전엔 스타트업들이 엑싯(Exit)에 대한 불만과 갈증이 많았는데 이게 사라지고 투자 유치를 가장 필요로 한다는 얘기는 그만큼 엑싯이 활성화돼 엑싯을 보고 이 분야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들어오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자본의 선택을 받은 분은 많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선택을 받는 스타트업은 소수다"라고 짚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도 "티켓(투자금) 사이즈가 커져서 수십억에서, 인기 있으면 100억원은 기본으로, 좋은 팀들에게 들어가는 돈 자체는 커진 거 같다"며 "전체 풀은 커졌는데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또 "한국 스타트업에 기회가 커진다는 점은 좋은 현상이지만, 투자 회사들이 트렌드, 인기 있는 분야, 좋은 배경의 창업자에게만 투자하는 현상은 보완할 점으로, 투자자들도 다양성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올해 벤처 투자금은 일부 스타트업에 편중됐다. 당근마켓은 지난 8월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7월에는 야놀자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탈(VC)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로부터 총 2조원을 투자받았다. 5월에는 '산타토익'으로 알려진 에듀테크 스타트업 뤼이드가 같은 곳에서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월 동영상 채팅 앱 '아자르'로 유명한 하이퍼커넥트는 약 2조원에 미국 매치그룹에 인수되기도 했다.

IT 기업 중심으로 진행된 연봉 인상 여파가 스타트업 인력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오픈서베이 김한결 매니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IT 기업 중심으로 진행된 연봉 인상 여파가 스타트업 인력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오픈서베이 김한결 매니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스타트업 인력난 비상…"연봉 인상 도미노 여파"

또 대다수 스타트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연봉 인상 도미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창업자 65.2%는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70.1%는 전년 대비 인력난이 심각해졌다고 응답했다. 스타트업 재직자는 54.4%가 인력난을 체감하고 있고, 46.8%가 지난해보다 인력난이 심각해졌다고 답했다.

특히 스타트업들은 연구·개발, 정보기술·전산·IT 직군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들은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급여 및 복지 문제(40%)를 꼽았다. 한 창업자는 "극초기의 경우 인력을 확보하기 더 어려워진 상황인 거 같다"며 "이전에 비해 좋은 개발 인력의 경우 해외 취업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아 인력난이 더한 가운데 큰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연봉을 올리다 보니 스타트업의 경우 더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커리어 플랫폼 '원티드'의 이복기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비대면 환경 탓에 스타트업의 투자와 채용에 부익부 빈익빈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존에는 콘퍼런스 등 대면 행사를 통해 창업자의 에너지를 느끼며 투자를 하고 지원자들에게도 홍보가 돼 지원 의지가 생겼는데 온라인 정보, 미팅으로만 이 같은 활동이 이뤄지다 보니 유명 기업과 이미 기반을 닦은 기업들로 투자·채용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또 "데이터로도 스타트업의 인력난이 확인된다"며 "지원자 자체가 소수이고 스타트업들은 거기서 사람을 뽑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분위기로 전환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에 대한 인식은 79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 올랐다.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한 이유로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34.7%로 가장 많았다. 부정적으로 인식한 이유로는 '벤처캐피탈의 미온적 지원'이 36.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스타트업 인력난과 투자 쏠림 현상 등 해결 과제가 남아있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스타트업 생태계가 올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며 "특히 정부, 대기업, 투자자, 스타트업 간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고 토스, 당근마켓 등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늘어나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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