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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IMM PE와 손잡고 가구업계 1위 한샘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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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투자자로 선정
우선매수권 확보한듯

하이마트·건설사 보유한 롯데
`인테리어 강자` 한샘과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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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롯데쇼핑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PE와 손잡고 국내 1위 가구업체인 한샘 경영권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SI)로 사실상 결정됐다. 롯데쇼핑은 향후 한샘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우선협상권)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롯데쇼핑을 한샘 경영권 지분 인수에 함께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IMM PE는 이 같은 사실을 이날 늦게 롯데 측에 전달했고 양측은 이르면 이를 10일 공식화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와 IB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해 보면 롯데는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정할 펀드의 투자자(LP)로 참여하게 되며 당장의 경영은 IMM PE가 맡게 된다. 롯데쇼핑은 한샘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노릴 전망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게 돼 향후 특정한 시점에 한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한샘은 국내 홈 인테리어 업계 독보적 1위 기업으로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당사와 상품, 콘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출자를 결정했다"며 "향후 상품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된 공간 기획, 콘텐츠 개발 등에 도움이 되고 하이마트, 건설 등과 협업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와 LX하우시스는 한샘 인수를 위한 SI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두 회사는 각각 3000억원 규모 출자 의향을 공개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롯데쇼핑은 이사회를 열고 IMM PE가 한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할 예정인 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공시했다. IMM PE는 한샘 지분 약 30%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조3000억~1조5000억원에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일 LX하우시스와 롯데그룹이 공격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IMM PE 측은 고민을 거듭했다. 특히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한샘 인수전에 강력한 참여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LX하우시스는 인테리어 자재를 제조·설치하고 있는 만큼 건자재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향후 한샘과 함께 부엌·거실 등을 합한 토털 인테리어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MM 측은 양측 조건을 저울질한 끝에 롯데와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IB업계에서는 IMM PE가 이르면 10일 SI를 선택하고 다음주 한샘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샘은 올해 7월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의 지분(30.21%)·경영권을 IMM PE에 넘기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가격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주당 22만원 수준이다. 현재 IMM PE는 한샘에 대한 세부 실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신세계는 한샘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근 SI 참여 의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SI를 낙점하는 과정에서 한샘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금융기관을 상대로 인수금융을 조달할 때 롯데와 LX 중 누구와 함께해야 신용평가에 유리할지 여부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한동안 대형 인수·합병(M&A)에 뜸했다. 2015년 1조원 규모 KT렌탈(현 롯데렌탈)과 3조원 규모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 인수를 끝으로 5년간 M&A 시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연말부터 사모펀드운용사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지난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한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 지분을 확보하며 투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스카이레이크가 향후 솔루스첨단소재에서 지분을 매각하고 빠져나올 때 최우선 인수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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