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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 학과에 보답" 30대 여성 벤처사업가 서울대에 1억 쾌척

VC 알토스벤처스 박희은 파트너
"저소득층 해외탐방에 써달라…학과에 보답할 기회 생겨 기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09-08 07:00 송고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 뉴스1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 뉴스1

"약소하게나마 학과와 교수님들의 가르침에 보답할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학과에 더 많은 교류가 일어나는데 사용됐으면 좋겠습니다." 
벤처투자업계의 대표적 여성사업가인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임원급)가 1억원을 서울대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분야를 키우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해외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데 쓰인다.

8일 서울대에 따르면 박희은 파트너는 최근 사회과학대학과 언론정보학과에 각각 5000만원씩 기부했다.

박 파트너는 "첫 직장 선택부터 이후의 모든 결정들의 판단이 대학시절 교수님들께 배운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얻게 된 세상을 보는 시야에 기반한 것이었다"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학과에 조금이나마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오던 차에 기회가 닿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수업과 과제를 통해 인터넷포털과 게임, SNS 및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들을 먼저 접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주신 덕에 해당 분야의 가능성을 남들보다 조금 빨리 알아보고, 그 도전들에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다"며 "지금도 투자 건을 검토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 학창시절 배웠던 SMCRE, 채널(플랫폼), 아젠다세팅, 프레이밍효과 같은 이론들이 언제나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박 파트너는 "저에겐 큰 금액이지만 학교 입장에서 약소할텐데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게) 민망하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겐 나의 기부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을지 않을까 '서울대는 이미 기득권인데…' 식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인터뷰를 망설였지만 기부문화가 더 널리 확산됐으면 하는 마음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해외에 나가 넓은 세상을 경험하라고 조언했다.

박 파트너는 "학교에만 있다보면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데, 학부 시절에는 견문을 넓히고 '이런 세상도 있구나'를 아는 게 중요하다. 해외에 나가면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란 생각에 하나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제가 학교 다닐 때보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세계적인 도전이나 기회도 더 많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06학번인 박 파트너는 졸업 후 게임회사인 NC 소프트에 입사해 6개월 만에 퇴사하고, 당시로서는 블루오션이었던 소셜데이팅 어플리케이션 '이음'을 창업해 경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이음의 투자사였던 벤처캐피털(VC) 회사 알토스벤처스로 자리를 옮겨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가사도우미 서비스 플랫폼 청소연구소·모바일 세탁 연구소 런드리고 등 스타트업의 투자를 이끌었다.

그는 30대 여성 벤처사업가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힐 정도로 이름이 높다.

이준환 서울대 사회대 기획부학장(언론정보학과 교수)은 제자인 박 파트너에 대해 "여성 벤처기업가들 사이에선 우상 같은 존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박 파트너는 평소 IT 융합교육을 받은 게 커리어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최근 사회대 내에서도 미래 50년을 위한 교육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AI 교육 수요도 늘고 있다. 해당 기금은 융합교육, AI 교육, 빅데이터 교육 쪽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부금은 이밖에도 저소득층 학부·대학원생들의 해외탐방과 교수·강사와 학부생들, 그리고 학부생들 간 교류의 시간을 보내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새로운 도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언론정보학과 소속이지만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학생들에게도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언론정보학과,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분야나 역량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시야를 넓히면 다른 곳에 가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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