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야놀자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야놀자

모바일 숙박 플랫폼 야놀자의 성장세가 매섭다. 숙박앱 시장에서 1위 경쟁을 펼쳤던 여기어때와 격차를 벌린지 오래다. 최근에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유니콘 기업을 넘어서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을 칭하는 '데카콘(Decacorn)'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24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행앱 플랫폼의 월평균 사용자는 야놀자가 310만456명으로 명실상부 1위에 올랐다. 여기어때는 236만5228명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야놀자의 매출액도 매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올랐다.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135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여기어때 또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287억원,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5%, 59.4% 증가율을 보였다.

성장폭에서는 여기어때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야놀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양사 간의 결제추정금액에서는 2000억원 이상 벌어지면서 야놀자가 크게 따돌렸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양사 소비자 결제추정금액을 조사한 결과에서 야놀자의 지난 1~7월 결제추정금액은 7643억원으로, 여기어때(5344억원) 보다 2000억원 이상 상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5년전인 지난 2017년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매출은 각각 545억원, 51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두 기업의 격차에는 야놀자의 공격적인 M&A시장(인수·합병) 공략과 투자 유치 전략, 디지털 전환, 해외시장 진출 등에 있다. 

야놀자는 지난 2015년 파트너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0건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달 기준 야놀자의 누적 투자 유치금은 2조3710억원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자동화를 내세운 디지털 전환이 손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손 회장의 비전펀드가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한 규모로는 쿠팡(3조5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를 통해 야놀자의 추정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으로 치솟으며, 5년 전인 2016년 4000억원에서 약 25배 뛰었다. 스타트업에서 '데카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배경에는 야놀자의 공격적인 M&A시장 공략이 있다. 야놀자는 지난 2016년 호텔 타임커머스 플랫폼 호텔나우를 시작으로, 2018년 레저·액티비티 솔루션 기업 레저큐를 인수했다. 2019년에는 종속기업인 데일리의 경영권마저 확보에 체급을 키웠다. 

또 2017년에는 호텔과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 여가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야놀자는 세계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에서도 1위 업체인 오라클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전 세계 170개국에서 3만개의 고객사에 60개가 넘는 언어로, 호텔 운영에 대한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R&D(연구·개발) 인재를 1000명까지 늘려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으로 구성하는 등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야놀자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도 눈부신 성과를 견인했다. 야놀자는 여느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과 달리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현지에서 자사 브랜드를 앞세우지 않았다. 현지 내 인지도가 높은 토종 브랜드에 콘텐츠 연동 기능을 도입해 현지인들로부터 큰 거부감 없이 사업을 확장시켰다. 

야놀자는 2018년부터 일본의 라쿠텐과 중국 트립닷컴 등과 제휴를 맺으며, 글로벌 호텔 예약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현지에서 토종 OTA가 없는 것을 착안해 1000개 이상의 이코노미급 호텔 체인을 운영하는 '젠룸스'를 인수했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도 진출하기 위해 익스피디아와 아고다, 호스텔월드 등 글로벌 OTA와도 협력을 강화했다. 

이를 토대로 야놀자의 해외 매출은 2018년 69억원에서 2019년 300억원으로 4배나 뛰었다. 국내외 포함 연결 기준 매출액 역시 2016년 500억원에서 지난해 288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 전년(2019년 2000억원) 대비 17%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다. 

야놀자는 또 앞으로의 미래를 '글로벌 테크기업'으로 규정하며, AI 기술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과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소비자와 기업(호텔 등)에 정보 연계를 통한 맞춤형 비대면 호텔 이용 서비스('와이플럭스 GRMS')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서울 강남구 보리호텔에서 시범 적용하고 있다. 

야놀자는 숙박 플랫폼에서 레스토랑과 레저, 교통, 쇼핑모바일교환권 등으로 확장해 여행을 구성하는 5개의 영역을 통합하면서 슈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했다. 

야놀자는 약 1000만개에 이르는 전 세계의 숙박업소들을 모두 온라인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20% 불과한 온라인 거래량을 100% 확대할 경우 시장규모는 1500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기술로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초연결시키겠다'는 야놀자의 목표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함께 이뤄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 테크기업이자 여행 슈퍼앱으로 변화를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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