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신 넓히는 KTB투자증권…자회사 상장·저축은행 인수
운신 넓히는 KTB투자증권…자회사 상장·저축은행 인수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8.2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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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투자·소매금융사업 '확대'…수익구조 다변화
배당금 수익 증가 기대…증권업 비중 축소 가능성은 리스크
(사진=KTB투자증권)
(사진=KTB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이 자회사 성장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시작한 데 이어 자회사인 KTB네트워크까지 상장을 추진하며 사업역량을 넓히고 있는 것. 최근 활황세를 보이는 벤처투자 역량을 활성화하고, 저축은행 인수로 소매금융 사업까지 발을 넓히며 KTB투자증권의 수익 창출력도 강화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18일 자회사 KTB네트워크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억주로, 이 중 공모 예정 주식 수는 2000만주다. 

KTB네트워크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로, 운용자산(AUM) 규모는 작년 기준 1조1645억원으로 업계 상위권이다. 지난 6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통해 기업가치 7000억원에 지분 35%를 매각한 만큼, 이전과 같은 가치로 상장하게 된다면 시가총액은 약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국내 1위 VC인 아주IB투자의 시총(6485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KTB네트워크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벤처투자 업계 전망은 밝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3조7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86% 이상 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투자 건수도 2367건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여기에 'K-유니콘 프로젝트' 및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앞으로도 벤처투자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TB투자증권 역시 KTB네트워크 지분을 83% 보유한 최대 주주인 만큼, KTB네트워크의 상장 및 사업 역량 강화에 따라 더 많은 배당금을 재원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KTB네트워크 상장 이후 사업역량을 강화해 VC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면 KTB투자증권으로서는 더욱 많은 배당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모회사의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기업공개(IPO) 시 구주 매출 및 신주 발행 등으로 인한 자본 유입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IPO의 진행 현황과 성과 등이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B투자증권은 올해 유진저축은행 인수에 돌입하며 소매금융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 6월 KTB투자증권은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대주주 유진에스비홀딩스의 지분 90.1% 인수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KTB투자증권은 유진저축은행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유진저축은행은 총 자산규모가 2조9842억원인 업계 7위권 저축은행으로, 작년 당기순이익은 519억원을 기록해 업계 5위권이다.

현재 기업금융(IB) 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는 KTB투자증권으로서는 저축은행 고객을 증권사 고객으로 유치해 부족했던 소매금융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유진저축은행에 대한 지분 취득은 인수금액에 따른 재무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배당금수익 증가를 통해 수익 창출 능력의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승인과 금산법에 따른 출자승인 취득 등 단계가 남았다"고 소개하고 "관련 승인이 떨어진다면 최대한 신속히 인수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이 KTB네트워크의 코스닥 상장과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하면서 KTB투자증권 주가도 지난 20일 기준 7100원으로, 연초(1월4일) 3230원 대비 119.8% 가량 급등했다. 주가 상승률로는 증권업 중 1위다.

한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긍정적이지만, 주요 사업인 증권업 대비 자회사 비중이 높아지면서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인수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요 사업인 증권업의 비중이 낮아지고 계열사의 사업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사업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