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붐’을 타고 벤처캐피털(VC)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 자산 규모가 늘어난 데다 공모주 열풍으로 기업공개(IPO)도 활발해지며 투자금을 잘 회수한 영향이다.

IPO시장 활황·벤처 붐에…벤처캐피털 실적 '고공비행'
17일 VC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 VC 가운데 이날까지 반기 실적을 공개한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매출)이 많게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주요 VC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미래에셋벤처투자다. 상반기 매출 1481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500% 넘게 각각 뛰었다. 두나무 컬리 등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기업 가치가 높아졌고, 네오이뮨텍 삼영에스앤씨 등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회수 성과를 거뒀다.

컬리 뤼이드 직방 등을 키워낸 DSC인베스트먼트도 상반기 매출 163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각각 80%, 30% 늘어난 수치다.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억원을 베팅한 두나무의 경우 기업 가치가 첫 투자 당시 1조5000억원에서 두 번째 투자 땐 7조원으로 불어났다.

상반기 55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VC펀드 조성을 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역시 상반기 158억원의 매출과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두 배, 세 배 좋아진 실적이다.

비상장 VC도 잇달아 증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1세대 VC KTB네트워크는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코스닥시장 입성을 노리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도 상장 작업이 한창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벤처 투자가 주춤했던 작년과 달리 올 상반기에는 벤처 투자 규모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