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해양모태펀드, 성장은 ‘쑥쑥’ 수도권 편중은 아쉬워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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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올 4월 21일 진행된 제1차 투자기관 협의회 온라인 기업 투자설명회 장면. 해수부 제공 해양수산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올 4월 21일 진행된 제1차 투자기관 협의회 온라인 기업 투자설명회 장면. 해수부 제공

2019년 신설된 해양모태펀드가 올해로 3년차를 맞아 비교적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에 중점투자하는 정책펀드인 해양모태펀드가 해양 기업이 상대적으로 밀집한 부울경보다는 수도권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제도 개선, 정책적 배려 등 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3년까지 1430억 이상 계획

지난해까지 4개 자펀드 조성 완료

투자 대상 20개 중 수도권 13개사

투자처 확보·청년기업가 유입 필요

15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해수부는 최근 올해 해양모태펀드 자펀드 운용사로 ‘라이트하우스 컴바인 인베스트㈜(이하 라이트하우스)’를 최종 선정했다. 라이트하우스는 부일CEO아카데미 총동문회장으로 있는 선보공업 최금식 회장의 아들인 최영찬 대표의 선보엔젤투자가 출자한 펀드 운용사로, 울산에 소재하고 있다. 라이트하우스는 2019년 해양모태펀드 자펀드 운용사 공모에서 실패한 뒤 절치부심 해오다 올해 공모에서 최종 선정됐다. 라이트하우스는 최소 143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인 데, 그중 70%인 100억 원은 정부출자이고 43억 원은 민간매칭 방식이다. 최 대표는 자펀드 운용을 위해 현대자산운용, 한화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조태훈 이사를 일찌감치 영입했다.

라이트하우스는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대구·광주 등 비수도권 지역 기업들을 주요 대상으로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따라서 국내 해양 기업의 절반가량이 밀집된 부산·울산·경남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해수부는 2019년 200억 원의 해양모태펀드 예산을 첫 확보했고, 이를 한국벤처투자㈜의 한국모태펀드에 해양계정으로 개설했다. 해수부는 2023년까지 5년간 총 1430억 원 이상(정부출자 1000억 원, 민간매칭 430억 원 이상) 해양모태펀드를 조성할 계획으로, 2023년 이후에는 회수된 투자금을 재활용해서 자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다. 자펀드 운용기간은 통상 8년이다.

해양모태펀드가 신설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4개 자펀드 조성(총 593억 원)이 완료됐고, 올해는 지난달에 1개 자펀드 조성을 위한 운용사(라이트하우스) 선정을 완료하고 민간투자금을 모집 중이다. 해양모태펀드 예산(정부출자)은 2019년 200억 원, 2020년 200억 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확보 예산이 그 절반 수준인 100억 원으로, 따라서 해수부는 1개 자펀드 운용사(라이트하우스)만 선정했다.

해양모태펀드는 작년 6월 본격 투자가 개시됐다. 첫해 트레드링스(서울) 8억 원,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부산) 10억 원 등 3개사를 시작으로 올해 7월 말까지 총 20개사 대상 약 186억 원 투자를 실시했다.

투자 대상을 보면 본사 기준으로 전체 20개사 중 수도권은 13개사, 비수도권은 7개사로, 투자비중은 65대 35로 수도권 비중이 비수도권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부산·울산·경남은 고작 3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해양모태펀드는 해양 바이오, 해양관광, 친환경 선박, 첨단 해양장비, 해양에너지 등 해양신산업과 인공지능(AI), I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3D 프린터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해양산업 관련 중소·벤처 기업, 프로젝트에 조성 금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나머지 40% 이하는 운용사 자율로 투자할 수 있다.

해양모태펀드는 통상 수익률이 보장되는 투자처가 드물다는 평가다. 따라서 해양모태펀드가 성공하려면 투자처 확보와 함께 새로운 청년 기업가의 해양산업 유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수부는 해양모태펀드 운영과 관련, 투자유치 컨설팅, 투자심사역 양성 등 투자유치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투자기관 대상 기업IR, 기업 현장방문, 투자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투자유치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인경 해수부 해양수산과학기술정책과장은 “해양수산 분야의 중요도에 비해 투자기관의 관심과 이해가 높지 않아 해양모태펀트의 민간 투자유치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투자기관과 투자 희망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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