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고통 알기에" … 중소벤처인이 어려운 중소벤처 지원

2021-08-04 12:01:08 게재

기업회생지원협회 '코코타개인투자조합' 1호 투자로 오마이컴퍼니 지분 10% 확보

벤처기업협회 'KOVA 개인투자조합 1호' 결성 … 벤처생태계 선순환 모델 확산

중소벤처기업인들이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기업인들이 직접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육성하거나 재도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번 투자조합은 출발부터 기존 벤처투자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기존에는 성공한 기업인들의 개인차원 투자이거나 벤처캐피탈 등 전문투자사의 사업차원에서 이뤄진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7월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코코타투자조합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제공


최근 결성된 투자조합은 기업인들이 중심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 은행 등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십시일반(十匙一飯) 정신에 근거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도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인과 전문가 네트워크가 투자조합의 기반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중소기업인 자강운동'의 시작이라고 부른다.

벤처기업협회는 7월 13일 'KOVA 개인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김선오(왼쪽) 금성볼트공업 대표와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사진 벤처기업협회 제공


◆투자플랫폼으로 기업 재기 도와 =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기업회생지원협회다. 기업회생지원협회는 12년전 발생한 키코(KIKO)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이 중심이 돼 결성했다. 기업인들이 힘을 모아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키코피해로 위기에 몰린 기업을 도와주려는 게 목적이다. 피해기업의 뜻에 공감한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7월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코코타개인투자조합 출범식을 가졌다. 기업인이 조합원으로 출자했다.

코코타조합은 1호 펀딩으로 오마이컴퍼니 지분 10%를 확보했다. 오마이컴퍼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임팩트플러스 사모펀딩 서비스, 로컬펀딩, 개인펀딩 서비스 등을 하고 있다.

코코타조합은 출범식에서 오마이컴퍼니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회생기업, 유망기업 발굴 및 지원을 위해 더욱 전략적으로 협력해 나가로 했다. 시장을 아는 기업인들이 플랫폼을 이용한 투자로 기업의 재기를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오마이컴퍼니 지분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은 "정부도 은행도 그 누구도 기업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서로 돕고, 움직일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업무협약 의미를 설명했다.

협회가 시장성 미래가치 등 성장성을 보고 투자대상을 선정하면 오마이컴퍼니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자금을 유치해 기업에게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확하고 공정한 기업평가를 위해 협회는 금융·법률·회계 등 분야별 전문가와 기업가정신과 시장성 평가를 위한 기업인 출신, 경영컨설턴트도 대거 확보했다.

코코타조합 투자는 기존 금융권 투자와 달리 재무제표 수치에 구속되지 않는다. 창업주의 기업가정신과 기술력, 시장성에 방점을 두고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대상 기업도 정상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시장성만 있다면 키코(KIKO) 피해기업, 법정관리 기업, 재도전 기업도 포함한다.

현재 투자대상으로는 바이러스 퇴치용 공기청정기 제조기업, 전기배터리 제조 관련사, 자동차부품사, 수소발생기 제조사, 생수회사 등 20여개 기업이 물망에 올라있다.

조붕구 회장은 "투자자들을 적극 육성하고 투자자 모집을 통해 회생기업 등 유망기업이 좌절하지 않도록 적극 나서겠다"며 "기업들이 협력해 강해지는 '자강운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선배창업가가 후배기업 육성 = 벤처기업협회도 7월 13일 'KOVA 개인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투자조합 업무집행조합원(Co-GP)으로 벤처기업협회와 벤처박스가 공동 참여했다. 일반조합원(LP)으로는 강삼권 회장(포인트모바일), 김선오 수석부회장(금성볼트공업) 등 임원사와 선배창업가 등이 참여했다.

KOVA 개인투자조합 1호는 선배창업가가 엔젤투자자로 참여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후배기업을 발굴하고 협회 네트워크와 연계사업 지원을 통해 우수 벤처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PSWC(Pre- Startup Winning Camp, 예비창업자 및 창업 3년 미만 초기창업자 대상의 6개월 육성 프로그램),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소셜벤처 분야), KTB 벤처챌린지 등 벤처협회의 창업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3년 미만의 우수한 창업기업을 우선 투자대상으로 삼았다.

벤처협회는 선배창업가의 개인투자뿐만 아니라 멘토링(전문성과 노하우), 인프라 연계, 신사업 발굴 창구 등을 제공해 후배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강삼권 회장은 "협회와 "선배 벤처창업자들이 성장가능성 높은 후배 벤처기업을 발굴해 개인투자를 넘어 기업성장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벤처생태계 선순환 모델 확산에 기여하고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투자조합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투자조합 1호를 시작으로 많은 벤처인들이 후배기업 육성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투자조합을 지속 결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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