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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스타트업 vs 부동산

장박원 기자
입력 : 
2021-08-03 17:51:28
수정 : 
2021-08-03 20: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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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을 빨아들이는 양대 산맥이 있다. 스타트업과 부동산이다. 스타트업은 2010년 무렵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용어다. 첨단기술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는 벤처기업을 말한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이 모두 스타트업이다. 실험성이 강해 십중팔구는 실패하지만 성공하면 투자자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기는 황금알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보수적 투자 성향이 강한 연기금과 국부펀드까지 가세하며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스타트업 투자는 1500억달러에 달했다. 2019년 연간 투자액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스타트업 펀딩액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140% 증가하며 3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 벤처 투자와 벤처펀드 결성액이 각각 3조730억원과 2조7433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1차 벤처붐이 불었던 2000년대 초를 넘어서는 투자 열풍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부동산에도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0개국의 올해 1분기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이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한국도 주택가격이 급등하며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이 1년 만에 10.6%나 늘어났다. 부동산시장이 펄펄 끓고 있다는 말 그대로다.

돈이 과도하게 몰리자 부동산이나 스타트업 모두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두 곳에 대한 각국 정부 대응은 전혀 다르다. 부동산시장에는 강한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스타트업 투자는 더 장려하고 있다. 부동산은 제로섬게임이고 스타트업은 플러스섬게임이다. 스타트업들의 혁신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경제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돈의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규제의 칼이 시장의 용광로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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