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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인사이드/대교인베스트먼트]대교그룹 성장동력 찾기 올인, '초기 투자사' 입지 굳혔다①설립 10년만 AUM 2000억 VC 자리매김, 계열사 조력 속 신속한 펀드레이징 강점

박동우 기자공개 2021-08-02 07:13:21

[편집자주]

벤처 육성과 창업 활성화 기조로 벤처캐피탈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벤처캐피탈 르네상스는 창업 생태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환기 시장을 이끄는 주역들의 성장 스토리를 비롯한 경영전략과 맨파워,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교육 전문 기업으로 태동한 대교그룹이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올인하면서 대교인베스트먼트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현재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초기기업 지원에 능통한 운용사로 입지를 굳혔다. 영화 특수 효과로 정평이 난 덱스터, 명함 관리 앱 '리멤버'로 유명한 드라마앤컴퍼니를 발굴한 산실이기도 하다. 그룹 계열사, 모태펀드 등의 지속적인 출자에 힘입어 운용자산(AUM) 2000억원대 벤처캐피탈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7월 출범, '규제 회피' 오너 일가 출자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한 시점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교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사활을 걸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을 감안했다. 학습지 판매, 공부방 운영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해답을 벤처캐피탈에서 찾았다. 유망한 제품이나 기술,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 초기기업을 지원하면서 얻는 이점이 매력적이란 판단이었다. 투자 수익도 노릴 수 있고, 제휴를 통해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대교그룹 본업의 고도화도 촉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가지 노림수 속에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자본금 70억원의 창업투자회사로 2011년 7월 설립됐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과 그의 두 아들인 강호준·강호철 형제 등이 주주로 나섰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와 소속 종속회사는 금융사를 소유하지 못하는 만큼, 오너 쪽에서 직접 출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직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이황상 전 CKD창업투자 대표를 초대 수장으로 영입했다. 이 대표는 대우증권,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에 몸담으면서 M&A 딜(Deal)을 컨설팅하는 데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을 이끌었기 때문에 투자 분야를 개척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10년 역임' 이황상 대표, '그로잉스타' 펀드·콘텐츠 조합 론칭

이황상 초대 대표는 지난해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10년 동안 대교인베스트먼트를 이끌었다.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데 힘썼다. AUM 2000억원대, 연간 투자 금액이 300억원을 웃도는 운용사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공신이다.

일찌감치 모험자본업계의 트렌드에 부응해 중점 투자 섹터를 선정했다.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문화콘텐츠 △교육 등 4대 테마를 점찍었다. 인구 고령화에 힘입어 신약 개발과 건강 관리를 둘러싼 수요가 늘고, 모바일 환경이 성숙하면서 ICT와 콘텐츠 산업이 팽창할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아 펀드를 조성하는 기조도 확립했다. 신속한 펀드레이징을 추구하면서 출범한 지 두달 만에 '신성장 투자조합'을 조성하면서 첫 발을 뗐다. 대교홀딩스, 대교, 대교CNS 등이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했다.

신성장 투자조합은 당초 200억원으로 출범했으나 운용 규모가 110억원으로 줄었다. 후속 벤처펀드를 조성하면서 계열사들의 출자 여력을 감안해 약정총액을 조정한 탓이다. 하지만 성과를 낸 사례가 즐비하다.

멀티플 3.5배의 회수 실적을 올린 안트로젠, 20억원을 베팅해 110억원 넘게 챙긴 영화 배급사 'NEW' 등의 사례가 신성장 투자조합의 대표적인 트랙레코드다. 덕분에 2017년 내부수익률(IRR) 25%로 청산하는 결실을 맺었다.

'그로잉 스타'라는 이름을 붙인 시리즈 펀드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초기기업을 발굴하는 데 두각을 드러내는 운용사로 각인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2년 100억원의 그로잉 스타 1호 투자조합 론칭을 시작으로 △2015년 2호(130억원) △2017년 3호(300억원) △2018년 4호(125억원) △2019년 5호(220억원) 등이 출범했다.

5개의 그로잉 스타 펀드 가운데 관심이 쏠리는 건 그로잉 스타 1호 투자조합이다. 현재 청산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의 면면도 화려하다. 투자 원금대비 4배의 금액을 건진 젠큐릭스, 멀티플 5배를 웃도는 성과를 남긴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업체 덱스터, 10억원을 지원한 뒤 네이버의 인수를 계기로 27억원을 확보한 드라마앤컴퍼니 등이 회수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 산업 육성을 겨냥한 조합을 운용하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 손석인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노재승 상무가 쌍두마차를 이뤄 콘텐츠 부문 지원을 주도했다. 손석인 CIO는 소빅창업투자(지금의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다. 노재승 상무는 삼성영상사업단, KTB네트워크, 산수벤처스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두터운 출자자 네트워크가 펀드레이징에 날개를 달았다. 250억원을 모아 만든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 펀드'에는 모태펀드, SK브로드밴드 등이 자금을 댔다. 특히 피투자기업이던 NEW는 △IBK-대교 콘텐츠 펀드(80억원) △애니메이션 전문투자조합(310억원) △콘텐츠융합 전문투자조합(196억원) 등에 꾸준히 자금을 보태면서 조력자로 나섰다.


◇'임시 사령탑' 강호철 체제 종료, 진성태 대표 지휘봉 잡아

올해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전환점에 접어들었다. 10년간 이끈 이황상 대표가 사임하고 손석인 CIO도 퇴사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회사에 헌신한 만큼 용퇴하는 게 적절하다는 각자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중역들의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급변하는 투자 트렌드에 적응하고 벤처캐피탈이 성장하는 데 바람직하다고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수장을 물색하는 동안 대교그룹 오너의 차남인 강호철 상무가 5개월 동안 '임시 사령탑'을 맡았다. 딜(Deal) 소싱 전선에서 맹활약한 김범준 팀장과 김재엽 팀장이 이사로 승진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에서 창업초기 부문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는 등 AUM 확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대교인베스트먼트의 지휘봉은 진성태 대표가 잡았다. 올해 6월에 부임한 진 대표는 직전까지 동훈인베스트먼트의 수장을 지냈다. 2000년대 이래 스틱인베스트먼트, IDG벤처스,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 DS벤처스 등에 몸담았다. ICT, 소재·부품·장비 영역의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데 두각을 드러낸 벤처캐피탈리스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전문성을 갖춘 벤처캐피탈이라는 색채를 명확하게 드러냈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숙과 운용사의 발전상이 나란히 궤를 그려왔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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