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1월 해외주식·채권 ESG 통합전략 가이드라인 수립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금융산업 전반에 국민연금 주도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각자 상황에 맞춰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최근 ESG 관리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공공기관 컨설팅 전문기관 컨설팅앤컨설턴트(CNC)를 선정했다.

사학연금은 앞서 6월 초 '경영전략 수립 및 성과지표 관리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용역을 입찰에 부치고 경영전략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들어가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용역의 핵심 과업 중 하나는 사학연금의 ESG 추진 계획과 경영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이다.

사학연금은 ESG 관리지표 및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하고 ESG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한편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이행과제 및 중장기 로드맵을 도출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 자금 운용과 투자를 위한 ESG 관리체계도 별도로 구축하기로 했다.

사학연금은 우선 직제를 개편해 ESG 전담부서를 설치할 예정이다. 최근 ESG 경영 총괄 담당 부서(혁신전략팀)를 신규 지정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직제규정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내고 오는 8월부터 이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학연금은 "ESG 경영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업무를 분장했다"고 말했다.

사학연금은 앞서 5월 초 공고한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도 ESG 관련 평가항목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기금운용 전반으로 ESG 평가 체계를 적용하는 추세다.

사학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투자 비중도 늘어난다. 올해 이미 SRI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했고 중장기적으로도 해당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무원연금은 사학연금처럼 ESG 평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출자 사업에 ESG 평가 요소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해외 인프라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ESG 평가요소를 반영한 것이 그 예다.

공무원연금은 지난 6월 말 해외 인프라 분야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로 골드만삭스와 맥쿼리, 아디안 등 세 곳을 선정해 총 1억1천500만달러를 맡기기로 했다. 공무원연금은 정성평가에 ESG 평가 기준을 적용했다. 각 자산 및 펀드별 ESG 관련 리포트를 평가해 운용사 선정에 반영했다.

공무원연금은 이와 별도로 운용사에 출자할 때 ESG 투자 정책 및 실적, 책임투자원칙(PRI) 등급 등을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등 ESG 평가를 강화해나가는 중이다.

또 일부 자산의 거래 금융기관을 선정할 때 ESG 등급을 평가하는 것도 공무원연금의 특징이다.

공무원연금의 거래금융기관 선정 기준에 따르면 국내채권 거래증권사를 선정할 때 ESG 등급이 정량평가 항목 총 75점 중 5점을 차지한다. 국내주식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도 사회책임투자형 주식일 경우 ESG 리서치 및 SRI 프로세스가 정성평가 항목 100점 중 20점을 차지한다.

이밖에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 위탁운용사와 대체투자 펀드, 해외 헤지펀드를 선정할 때도 ESG 관련 정책을 도입했는지 여부가 평가 항목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내 연기금 중 가장 주도적으로 ESG 평가 체계를 도입하는 국민연금은 이를 핵심 투자 원칙 중 하나로 삼고 내년에는 전체 자산의 절반에 적용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국민연금은 이미 국내 주식에 대해선 ▲ 환경 3개(기후변화·청정생산·친환경 제품 개발) ▲ 사회 5개 (인적자원 관리·산업안전·하도급 거래·제품안전·공정경쟁) ▲ 지배구조 5개(주주의 권리·이사회 구성과 활동·감사제도·관계사 위험·배당) 등 13개 사안에 대해 52개 평가지표로 매년 2차례 ESG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 결과가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국민연금은 기업과의 대화 등 대응에 나서게 된다.

이 같은 평가 체계는 올해부터 해외주식과 국내채권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오는 11월 '해외주식·채권 ESG 통합전략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12월부터 이를 기반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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