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희가 사겠습니다’…적극적인 PEF, 매물 찾아 '삼만리'

M&A 시장 잠재 매물 적극 찾아나선 PEF
공개 매각 대신 수의계약 형태로 선제안
'조건 맞춰주겠다'…일사천리 매각 협상
인수전 스트레스 덜고 원하는 매물 확보
"대형 PEF 위주로 이러한 흐름 이어질 것"
  • 등록 2021-07-16 오전 7:25:59

    수정 2021-07-16 오전 7:25:59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차에 먼저 제안을 드렸다.”

코로나19에 갇혀 있던 국내 M&A 시장이 올 들어 완벽하게 부활한 가운데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들의 적극적인 인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공개 매각을 선언하고 시장에 나온 매물 외에도 잠재 매물까지 인수를 타진하며 경쟁자들보다 한 박자 빨리 매물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M&A시장 뉴노멀 ‘선제적 인수’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공개경쟁에서의 잡음이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한편 매각 측에서 흡족해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며 ‘속전속결’로 매각 협상을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수조원대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펀드)를 보유한 대형 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먼저 ‘파시겠습니까’ 제안…적극적 움직임 눈길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개 매각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새 주인이 가려지는 ‘깜짝 빅딜’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한샘(009240)을 인수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표적이다.

한샘은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15.75%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 지분(약 27%)을 IMM PE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규모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1조5000억~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당 단가로 따지면 24만~24만5000만원 수준으로 현 주가(15일 종가기준 12만4000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번 거래는 공개 경쟁입찰 형식이 아닌 수의 계약(프라이빗 딜) 형태로 매각을 논의하며 보안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PEF 업계는 물론 한샘 내부에서도 매각 소식을 알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매각은 IMM PE 측이 인수를 먼저 제안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시장 내 잠재 매물을 검토해오던 IMM PE는 한샘 측이 최근 지분 매각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창걸 회장 측에 지분 인수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수년 전에도 다수의 원매자들과 매각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사려는 기업이 제시한 가격과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접점을 찾지 못했다. IMM PE는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전례를 역으로 이용했다. ‘원하는 가격대를 맞춰주겠다’는 기조 아래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고 현재 규모로 최종 인수까지 성공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아오른 M&A 시장 분위기도 한 몫 했지만 (IMM PE가) 먼저 나서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이 중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가 우려·상속세 리스크 어필로 빠른 결정

지난달에는 또 다른 대형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003920)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깜짝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남양유업도 한샘의 경우와 같이 ‘프라이빗딜’ 형태로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한앤코가 경쟁자를 따돌리고 남양유업을 인수할 수 있던 배경에는 신속한 자금 지급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 자금을 일시불로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코는 2019년 10월 3조8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국내 시장 투자 목적으로 조성한 펀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측 입장에서 총액 규모도 중요하지만 매각 대금을 한번에 받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PEF가 매각 측과 빠른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던 비결은 또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라는 점이다. 공개 매각을 선언하고 인수전이 자칫 길어질 경우 주가가 출렁일 수 있고 대중의 우려가 계속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협상 과정에서 어필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상속세 리스크로 설득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 기업을 승계할 경우 부담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60%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개국 평균치인 27.1%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이렇다 보니 과다한 상속세 부담 대신 경영권 매각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깜짝 인수 흐름은 연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 매각과 달리 수의 계약 형태로 진행하는 매각 협상에 대한 장점도 크다 보니 인수 의지가 있는 PEF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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