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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계 멈춘 프리닉스, VC 자금회수 향방은 스팩합병 취소, 연내 상장 사실상 물거품···엑시트 전략 원점 고민

이명관 기자공개 2021-07-14 07:41:4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리닉스의 코스닥 상장이 무산됐다. 스팩합병 계획이 돌연 틀어진 탓이다. 이에 따라 이곳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VC)은 자금회수 전략을 새롭게 짜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프리닉스에는 설립 이듬해인 2006년부터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총 십여차례에 걸쳐 모험자본이 투입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에이치스팩18호는 프리닉스와의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한국거래소와의 질적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면서다. 이에 양사는 협의를 거쳐 합병 관련 이사회 결의를 취소했다.

당초 프리닉스는 엔에이치스팩18호와 합병해 오는 11월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었다. 당초 직상장 계획을 틀고, 스팩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계획이 틀어지면서 연내 코스닥 상장은 어렵게 됐다. 앞서 2018년 프리닉스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본격적인 상장 프로세스에 착수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다. 그렇게 스팩합병 시도까지 이어졌다.

프리닉스 상장이 무산되면서 이곳에 투자한 VC도 자금 회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프리닉스에 투자한 투자자의 투자 기간을 살펴보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이 넘는다.

2005년 설립된 프리닉스는 '스마트폰 포터 프린터'란 아이디어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기존의 포터 프린터기가 PC와의 연결이 필수사항이었던 것과는 달리 스마트폰을 그대로 프린터에 연결해 사진 출력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세계 최초로 애플액세서리 인증을 받기도 했다.

참신한 아이디어 덕분에 회사 설립 이후 빠르게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잠재력을 높이 샀던 산업은행이 설립 이듬해인 2006년 증자를 통해 9억원을 투자했다. 또 이듬해인 2007년엔 동운창업투자가 3억7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핵심인 프린터 엔진 개발에만 수년이 소요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다. 자금은 말라갔고, 고용된 직원들에게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렇게 가까스로 5년 만에 엔진 개발에 성공했지만, 이미 곳간은 바닥을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2010년 중소기업청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 투자연계과제'에 당선되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8억8000만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때 1년여 만에 전 세계에 걸쳐 4억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잠재력을 눈여겨 보던 자프코아시아도 이즈음 투자에 나섰다. 자프코아시아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VC다. 2011년 프리닉스에 20억원을 베팅했다. 이후 한동안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다가 2015년부터 다시 VC 투자가 이어졌다. 2015년엔 원익투자파트너스가, 2017년엔 DVAC와 엘엔에스벤처캐피탈, 2018년엔 HB인베스트먼트가 자금을 투입했다.

이들 VC는 대부분 그대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프리닉스는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이 무산된 만큼 다시 직상장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관련 프로세스는 올해 실적을 기반으로 내년께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최근 실적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만큼 이번 증시 입성 무산이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모양새다. 프리닉스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377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밸류의 기준이 되는 순이익도 28억원을 올렸다. 모두 설립이래 최고 성적이다. 다만 실적을 비롯해 내년 시장 상황이 올해만큼 우호적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변수가 존재하는 셈이다.

VC업계 관계자는 "프리닉스가 기술력이 있는 만큼 잠재력은 여전하다"며 "초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며 힘겨운 시기를 보낸 것은 맞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내년 직상장을 충분히 노려봄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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