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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주목받는 SG PE의 바이오社 투자 행보

강우석 기자
입력 : 
2021-07-12 17:51:34
수정 : 
2021-07-12 18: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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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에 300억 투자
기술수출 및 플랫폼 잠재력 높이 평가
알테오젠 이어 두 번째 바이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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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7월 12일(17:4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G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 회사에 잇따라 투자했다. 대부분의 사모투자펀드(PEF)가 전통 산업에 눈독 들여온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란 평가가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는 지난 8일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기존 주주가 아닌 새로운 주주를 맞이하는 3자 배정 형태다. 레고켐바이오는 전환우선주(CPS)를 총 301만3180주 발행했다. 주당 가액을 5만3100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다수 기관들이 레고켐바이오 CPS를 사들였다. 쿼드자산운용(500억원)과 KB인베스트먼트(300억원), SG PE(30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200억원), 데일리파트너스(20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100억원) 등히 펀드를 통해 인수했다. 레고켐바이오 측은 "임상 및 연구개발 비용 등 운영 자금 확보 목적"이라고 증자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PEF 중 유일하게 참여한 SG PE에 주목하고 있다. 조 단위 운용자산을 자랑하는 대다수의 국내 PEF들은 중후장대 산업에 주로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SG PE는 레코켐바이오의 기술수출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기술수출을 한 건씩 해 왔다. 지난해까지 총 6건의 기술 이전을 마쳤으며 계약금의 총합만 2조원에 육박한다.

SG PE는 레고켐바이오이 지닌 플랫폼 잠재력에도 주목했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해 특정 세포만 공격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세대 ADC 기술을 임상 수준까지 끌어올린 기업은 레고켐바이오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세 곳 뿐이다.

글로벌 ADC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보면 레고켐바이오의 성장성은 더욱 돋보인다. ADC 기술을 상용화시킨 씨애틀제네틱스(Seagen)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0조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 수출을 주요 전략으로 택한 미국 이뮤노젠(ImmunoGen)은 나스닥에서 약 1조4000억원 수준의 몸값을 기록 중이다. 상용화에만 성공해도 시가총액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 업계에서 ADC 기술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라며 "상용화에 가까워질수록 회사의 시장 가치도 다시 재평가받을 것이라 판단한 투자자들이 CPS를 받아갔다"고 설명했다.

SG PE의 바이오 투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사 '알테오젠'이 발행하는 CPS를 인수하며 바이오 투자를 시작했다. 알테오젠은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데서 벗어나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당시 알테오젠은 운영 자금을 신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G PE는 앞으로도 바이오 투자처를 계속해서 물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산업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 바이오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씨젠, 알테오젠, 에이치엘비 등 다섯 곳에 달한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하는 '그로쓰캐피탈' 시장에선 벤처캐피탈과 PEF가 함께 클럽딜에 참여하고자 경쟁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며 "대형 PEF들도 '뉴 이코노미(New Economy)’에 대한 대응 전략을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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