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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한국서 '기술 스타트업' 번창…재벌 대체· 경제구조 변화"

등록 2021.07.07 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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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이어 아시아태평양서 3번째로 큰 스타트업 허브"

"부유하면서 기술에 정통한 인구…정부도 스타트업 지원"

"재벌 영향력 억제…한국 경제 구조 변화시킬 수도"

[뉴욕=AP/뉴시스]한국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쿠팡 배너가 뉴욕증권거래소 정면을에 걸려 있다. 2021.03.12.

[뉴욕=AP/뉴시스]한국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쿠팡 배너가 뉴욕증권거래소 정면을에 걸려 있다. 2021.03.12.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한국에서 대형 기술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이 번창하면서 가족 소유 대기업 집단인 재벌을 대체하며 한국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조명했다.

WSJ는 '한국에서 대형 기술 스타트업들이 흥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유하면서 기술 활용도가 높은 인구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한국의 창업 기업들이 번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한국에서 생명공학, 라이드 헤일링(차량 호출 서비스), 온라인 결제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이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이 대형 기술 스타트업들의 온상(hotbed)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10억 달러(약 1조 14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 또는 신생 민간업체 10곳이 있다. 토스, 크래프톤, 옐로우모바일, 위메프, 무신사 등이 대표적이다.

WSJ는 "이는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과 인도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을 이런(창업) 기업들에게 3번째로 큰 허브(중심지)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한국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3월 뉴욕증시 상장에도 주목했다. 쿠팡의 성공으로 뮤추얼 펀드와 헤지펀드 투자자들 사이 '다음 쿠팡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WSJ는 "독립형 비즈니스의 부상은 가족 소유 대기업이 오랫동안 지배한 한국 경제에서 눈길을 끈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분야에서 비중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술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으로는 인구 특성과 정부 지원책이 꼽힌다.

WSJ는 "한국 인구는 약 5200만 명으로 미국 텍사스나 플로리다 인구를 합친 것보다 약간 더 많다"며 "부유하고 기술에 정통한 인구가 초고속 모바일 광대역이 널리 퍼져 있는 소수의 대도시에 밀집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네셔널'을 인용해 한국의 거의 모든 가정이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규모 온라인 시장이 조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정부는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 미국, 유럽, 중국과 달리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부 기관과 벤처기업 투자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는 한국 스타트업 다수가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세계적 여파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이들이 재벌의 영향력을 억제하면서 국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성재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들 기업이 어떻게 판도를 바꾸고 재벌의 일부를 대체하며 국가 전체의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는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한국 경제에서 대기업이 주도한 중공업의 중요성이 소프트웨어나 여타 정보기술 사업에 비교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더 큰 재정적 보상을 원하는 대학 졸업생들이 점점 더 신생 기업에 끌리면서 '세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기업 환경은 10년 안에 급격히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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