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거래 건수와 금액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기업 인수 건수도 역대 가장 많았다. 국내 기업은 비주력 자산을 앞다퉈 내놔 실탄을 마련하고 핵심 사업과 미래 신산업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매물 사냥에 나섰다. 플랫폼 분야의 M&A 경쟁도 올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27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M&A(본계약 체결, 경영권 거래 기준) 거래는 160건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거래 금액도 52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액(52조5709억원)을 뛰어넘었다. 500억원 이상 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39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77건으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대기업들은 핵심 사업 강화를 위한 M&A에 수조원의 현금을 투입하면서 열기에 불을 붙였다. 신세계그룹은 3조4000억원을 투입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 네이버쇼핑을 뒤쫓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강자로 발돋움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에 10조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폐기물업체 네 곳을 사들였다.

‘라이징 스타’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PE는 세계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1조9000억원에 인수했고,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가 소속된 레이블 이타카홀딩스를 1조원에 품었다. 거래 규모 1조원 이상 메가딜도 올 상반기 7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국내외 간 거래(크로스보더 딜)도 상반기 27건으로 역대 최다였다. 네이버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6800억원), 영상메시저 아자르 운영사 하이퍼커넥트 매각(1조90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하반기에도 조 단위 M&A가 이어질 전망이다. 요기요, 대우건설, 한온시스템, 휴젤 등 굵직한 기업들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