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VC도 해외벤처투자 확대..."모태펀드, 국내 VC 해외진출 전략 출자 확대해야"

국내 벤처캐피털(VC)이 해외 시장으로 투자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대형 VC를 중심으로 증가하던 해외 투자가 중소형 VC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유망 VC와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 차원의 해외 출자 확대가 요구된다.

24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벤처투자조합을 통한 해외투자 규모는 약 96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해외투자에 버금갈 만큼 큰 규모다.

중소벤처기업부 공식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역외펀드, 사모펀드(PEF) 등을 포함하면 해외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진다.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등 해외 현지에 사무소를 둔 대형 VC를 중심으로 역외펀드 결성과 투자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안팎으로는 신설·중소형 VC의 해외 투자 역시 증가세다. 지난해 8월 설립한 해시드벤처스는 올해 1분기에만 해외기업 2개사에 47억원을 투자했다. 위벤처스 역시 1분기 26억원을 해외시장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 스프링캠프 등이 벤처투자조합을 통해 10억원대 해외 투자를 올해 1분기 개시했다.

이처럼 해외투자가 확산하는 것은 이른바 글로벌 창업과 글로벌 단위의 협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몰로코처럼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기업이 국내 VC의 자금을 수혈받아 유니콘으로 등극한 사례, 센드버드처럼 실리콘밸리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으로 등극한 사례 등이 잇따르고 있다.

출자자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무역협회에서는 하반기 중으로 해외진출 VC를 대상으로 벤처펀드 출자 사업을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안팎에서는 해외투자를 통한 스타트업 진출이 확산하는 만큼 국내 VC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 목적의 정책자금 출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모태펀드에서 해외펀드 출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부 해외 VC를 대상으로 하는 출자 사업”이라면서 “정작 해외진출을 주목적으로 하는 국내 펀드에는 각종 제약이 많아 역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모태펀드 출자 사업 가운데 해외진출 펀드에 출자사업은 별도로 없다. 그나마 해외VC 글로벌펀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국내법에 따른 펀드는 해외펀드와 공동으로 참여하지 않고는 출자 사업에 참여가 불가능하다.

이렇다보니 해외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벤처펀드 대부분은 국내 시장 투자를 주목적으로 정하고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신청한 이후에야 해외투자를 개시하는 분위기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핵심”이라면서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펀드 출자 핵심 지표로 하는 별도 출자 사업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설VC도 해외벤처투자 확대..."모태펀드, 국내 VC 해외진출 전략 출자 확대해야"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