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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투자 늘리는 국민연금…영국 PEF에 3천억원 출자 [투자 큰손 NOW]

강인선 기자
입력 : 
2021-06-03 17:38:41
수정 : 
2021-06-03 19: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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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30% 올린 `에이팩스`
10호 펀드에 국민연금 참여
◆ 레이더 M ◆

국민연금이 지난 1분기 영국계 글로벌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에이팩스파트너스(APAX PARTNERS)'에 새로 출자했다. 50년 역사를 지닌 이 PEF는 중견 테크기업들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국민연금이 에이팩스파트너스 출자를 통해 테크 분야 투자를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월 에이팩스파트너스에 2000억~3000억원을 신규 출자했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는 에이팩스파트너스가 10번째로 조성한 것으로, 총 펀드 규모는 110억달러(약 12조원)다. 한 시장 관계자는 "11호 펀드는 2년 정도 글로벌 기관투자자(LP)들로부터 펀드레이징을 했는데 하드캡(펀드 조성 전 미리 정해놓은 규모)을 넘어선 것으로 보아 글로벌 LP들로부터의 인기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 외에도 한국투자공사(KIC) 등이 출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팩스파트너스는 1969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사모펀드로 현재 런던과 미국 뉴욕 두 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기술, 서비스, 헬스케어, 인터넷·소비재 등 4개 분야로 투자처를 나누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중견기업들에 주로 투자하며 디지털 기술 분야 투자 역량이 높은 하우스'라고 인식하고 있다. 직전 펀드인 9호 펀드 내부수익률(IRR)은 3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공급기업 'Signavio' 등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펀드는 현재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 소형 펀드 '에이팩스 디지털 Ⅱ'를 모집하고 있다. 2017년 조성한 10억달러 디지털 1호 펀드에 이은 두 번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연금이 1억달러를 투자한 1호 펀드는 IRR가 54%에 달하며 투자한 자금 대비 1.8배 수익을 거뒀다.

이번 투자로 국민연금이 테크 분야 투자 지평을 더욱 넓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하이테크 분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계 PEF 운용사 토마브라보의 14호 블라인드 펀드에도 교직원공제회와 1억달러씩을 출자했다. 테크 분야 투자에 정통한 한국 운용사들에도 LP들 출자는 늘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올해 초 선정한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사에도 하이테크 분야 투자에 집중하는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선정된 바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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