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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기 '국내 사모크레딧 시장'을 향한 기대 [thebell desk]

한희연 M&A부 차장공개 2021-05-31 07:33:5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4년말 국내에 경영참여형 PEF(Private Equity Fund) 제도가 도입된 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5년말 12개였던 경영참여형 PEF 수는 지난해 말 기준 855개에 달한다.

당시 1세대 PE 하우스로 불리우며 처음으로 경영참여형 PEF를 운용하던 운용사들은 어엿한 대형 PE로 자리잡았다. 하우스의 역할은 점점 커졌고 국내 M&A 시장에서 이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PE업계에 최근 새로운 트렌드가 감지되고 있다. 바로 '크레딧 투자'에 대한 시도다. 특히 16여년전 변화의 중심에서 PEF 시장을 발전시켜 나갔던 1세대 PE들을 중심으로 이런 시도가 늘고 있다. 이들은 바이아웃 전략 중심의 PEF에서 눈을 돌려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 투자 확대를 하나둘 꾀하고 있다.

사모신용펀드는 중위험, 중수익을 노린다는 특징이 있으며 투자 대상은 상당히 다양하다. 회사채부터 대출담보부증권(CLO), 상업용부동산모기지(CMBS) 등 구조화채권, 일시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의 부실 자산(distressed)까지 아우른다. 투자 대상에 따라 다양한 구조와 전략을 가져갈 수 있어 상당히 유연성이 있다는 평가다.

덩치가 커진 1세대 PE들은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바이아웃 외 사모신용투자를 꾀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모습이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스페셜시츄이에션(SS)분야로의 영역 확대를 꾀했다. 스티븐 러 전 도이치뱅크 채권·SS 부문 공동대표를 영입해 기존 부재훈 대표와 함께 SS펀드를 맡겼다. MBK파트너스의 1호 SSF는 2018년 8억5000만달러 규모로 결성됐다. 한중일 3개국에서 다양한 딜을 섭렵하며 빠른 소진속도를 나타냈고 최근 SSF 2호 펀딩을 시작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특수상황(SS)그룹을 만들어 펀드를 결성했던 하우스다. 2016년 6000억원대 규모로 SSF 1호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한화S&C 등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1조2000억원대의 SSF 2호 펀드를 조성해 그랩, 쥬비스다이어트 등에 투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또한 지난해 IMM크레딧솔루션(ICS)라는 자회사를 만들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새로 출범한 ICS는 첫 딜로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인수를 성사시키며 업계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1세대 PE의 대표주자인 VIG파트너스도 최근 크레딧부문을 신설했다. VIG는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하우스라는 뚜렷한 색채를 고수하던 곳이다. 하지만 이달 골드만삭스에서 인력을 영입, 크레딧 부문을 출범했다. VIG는 한국 사모투자 시장의 성숙과 정교화에 따라 크레딧 분야 또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돼 영역 확장을 꾀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글로벌 PE 사이에서는 SS·크레딧투자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더 이전에는 대형 투자은행의 자기자본투자(PI) 등을 통해 시도됐으나 2010년대를 넘어서며 대형 PE 들이 크레딧펀드를 다수 조성했다. 칼라일, KKR, 블랙록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 PE들이 잇달아 SS·크레딧투자부문을 신설하는 시점에서 16년전을 회상하는 시각도 나온다.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두고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면서 기대감과 생기가 공존하는 현 상황이 예전 경영참여형 PEF 태동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다.

경영참여형 PEF 제도 도입 이후 사모대체 분야 출자금이 몰리고, 자연스럽게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운용사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사모크레딧펀드는 시장 수요에 의해 자연적으로 탄생한 측면이 커 더 주목된다는 평가다. 태동기를 거쳐 16년간 다분히 성숙해진 국내 경영참여형 PEF 시장처럼 국내 사모 크레딧 시장도 잘 영글어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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