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체험부터 기술혁신까지…관광벤처, 코로나 뚫고 '승승장구'

여행을 바꾼 관광벤처기업 육성 10년
2011년부터 관광 벤처 기업 꾸준히 지원해와
10년간 900여개 기업, 2600여명 일자리 창출해
올해도 140개 기업 선정해 사업화자금 등 지원
관광공사 “관광생태계 선순환 구조 만들어 나갈 것”
  • 등록 2021-05-28 오전 6:00:00

    수정 2021-05-28 오전 6:00:00

관광벤처기업 투자유치, 매출, 일자리 창출효과(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난해에만 무려 30만명이 다녀가며 제주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모노리스의 ‘9.81’ 테마파크.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지난해 280%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영상 기반 여행플랫폼 ‘트립비토즈’는 최근 33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까지 이끌어 내며 국내 대표 여행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또 차별화되 여행을 제안하는 ‘스테이폴리오’는 매출 2배, 신규 고용창출 12명의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난 한해를 빛낸 관광 분야의 벤처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을 통해 발굴·육성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공모전을 통해 작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관광벤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관광산업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대형 여행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지만, 관광벤처기업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면서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도 함께 강화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여행 콘텐츠(상품)를 내놓으며 여행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도,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성과를 내는 등 여행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2020 관광 글로벌 챌린지 데모데이(사진=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사업, 국내 관광산업의 기반이 되다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은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관광분야 벤처기업 지원사업이다. 관광벤처란 창조성·혁신성·기술성·개발성 등을 기반으로 한 관광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전까지 여행에 대한 인식은 ‘산업’이 아닌 ‘소비’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보니 정책은 규제 일변도였고 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적인 지원책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변화의 시작은 2010년부터. 당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산업의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산업으로서 관광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국내 관광산업의 기반이나 관련기업 육성책에 대한 필요성도 함께 강조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관광벤처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핵심사업은 사업화가 가능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관광벤처사업 공모전’. 이른바 ‘될성부른’ 사업아이디어를 공모한 뒤 심사를 통해 선발된 기업에 자금과 컨설팅 등으로 사업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900여개의 사업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들 기업은 총 26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음은 물론 665억원의 투자와 3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만들어냈다.

안효원 관광공사 관광창업지원팀장은 “IT 발달과 스마트폰 대중화 등 여행 환경은 나날이 달라지고 있지만, 이를 채워줄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관광벤처사업은 트렌드 변화가 빠른 여행산업에서 모험적이면서도 ‘작고 강한’ 벤처기업의 창업을 도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관광벤처사업 연도별 사업변화(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체험부터 여행의 일상화까지…새로운 여행법 제시

지원과 관심이 이어지자, 관광벤처기업의 형태도 조금씩 달라지면서 발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까지 관광벤처 기업의 사업유형은 체험콘텐츠형이 39.7%에 달했다. 기술혁신형 23.30%, 시설기반형 23.3%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기술혁신형이 55.5%로 절반을 넘어섰고, 체험콘텐츠형(26.1%), 시설기반형(6.7%)은 뒤로 밀렸다.

사업비도 꾸준히 늘리면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37억 5100만원에 불과했던 사업비는 2018년에는 50억 2700만원(34%)으로 증가했다. 이어 99억 2800만원(2019년), 263억 6400만원(2020년), 343억 400만원(2021년) 등 불과 5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맞춰 지원방법도 점점 다양해 지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벤처 간 협업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도시콘텐츠 전문기업인 ‘어반플레이’와 가이드 매니지먼트 전문기업인 ‘가이드라이브’는 ‘로컬 라이브 인사이트 투어’ 상품을, 부산의 대표적인 서핑업체 ‘서프홀릭’과 워케이션 숙박 플랫폼 ‘스트리밍하우스’는 지역 특화 워케이션 상품을 준비 중이다. 짐배송 업체 ‘아이트립’과 제주 킥보드 투어 기업 ‘이브이패스’는 짐 없이 즐기는 킥보드 투어 in 제주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사와 상생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KTO-하나투어, 관광스타트업 밋업데이’다. 프라이빗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브’는 하나투어와 모빌리티 연계 상품을 새로 내놨고, ‘유니크굿컴퍼니’와는 지역호텔과 관광 게이미피케이션을 엮어 공동 상품을 개발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가이드라이브’와는 랜선 투어 개발 부분에서, 빈집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자요’와는 마을 활성화를 사업모델로 한 합작회사를 하나투어와 함께 설립하기로 했다.

안 팀장은 “여행사도 관광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관광스타트업의 도움이 절실해졌고, 관광 스타트업 역시 여행사들이 보유한 노하우와 네트워크, 그리고 판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관광벤처와 전통여행업인 여행사와의 협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관광벤어기업과 일반창업기업 생존율 비교(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원비 10배 늘리고, 기업간 협업으로 기회도 만들어

올해도 총 140개 사업을 선정해 지원에 나선다. 최근 열린 ‘제12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을 통해 예비관광벤처(예비창업자) 25개, 초기관광벤처(창업 3년 이하) 75개, 성장관광벤처(창업 3년 초과 7년 이하) 40개를 최종 선발됐다.

올해 선정 기업들의 특징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서비스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증강현실·가상현실·확장현실(AR·VR·XR),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서비스 사업들이 대표적이다. 중소 규모 관광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을 도와주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도 새롭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제주나 지방 소도시 등 국내 여행의 급격한 성장을 반영하는 지역 콘텐츠와 상품도 많아졌다.

관광 콘텐츠 부문에서는 ‘비대면’ 흐름을 반영하는 치유·명상, 캠핑·차박, 해녀 체험, 수중레저 체험 등의 사업 주제들이 부상했고, 재택근무 보편화와 일상을 떠나고자 하는 욕구가 맞물려 일과 여가시간을 적절히 결합한 ‘휴가지 원격근무’(워케이션, Work + Vacation) 서비스도 늘어났다. 아울러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는 ‘이에스지’(ESG: 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흐름에 따라 여행상품에서도 환경, 안전, 관광약자 등을 생각하는 공정여행 상품이 많아졌다. 유휴농지나 유휴벽 등 지역의 특색 있는 공간을 활용해 여행자들에게 현지 음식과 이색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 콘텐츠 기반의 사회 프로그램도 주목을 끌었다.

이학주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은 “앞으로 공사는 관광산업 주체간 다각적 연결을 지원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관광기업간 협업, 기업육성을 위한 민간·공공의 협업, 관광 관련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혁신적인 관광기업을 육성하고 관광생태계의 선순한 구조를 만들어나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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