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지주사, 대학창업 넘어 벤처·엔젤투자 강자로

서울대 등 벤처투자조합 결성 잇따라
모태펀드 출자사업 투자 상위권 올라

대학기술지주회사가 대학창업기업 투자를 넘어 초기투자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투자조합 등 소규모 엔젤투자를 넘어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해 규모 있는 연계 투자로 투자 범위가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2차 출자 사업에 선정된 40개 펀드 가운데 기술지주회사가 총 10사를 차지했다. 교육부가 출자하는 대학창업펀드의 6개 운용사를 비롯해 중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자사업에서도 4개 기술지주사가 운용사로 낙점됐다.

특히 서울대기술지주, 한국과학기술지주·미래과학기술지주(공동운용)는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며 규모 있는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서울대기술지주는 중기부 창업초기펀드, 한국·미래과학기술지주는 과기정통부의 공공기술사업화펀드를 운용한다.

창업초기펀드는 업력 3년 이내 창업자 가운데 매출 20억원이 넘지 않은 기업에 펀드의 60% 이상을 투자한다. 1% 이상의 수익률을 요구하는 개인투자조합과는 달리 3% 이상 수익을 올려야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다. 공공기술사업화펀드는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 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고려대기술지주는 중기부의 기술지주 개인투자조합과 교육부 대학창업 개인투자조합 2개 분야에서 운용사로 선정됐다. 이 밖에 포항공대기술지주, 연세대기술지주, 전남대기술지주·광주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공동 운용)가 운용사로 이름을 올렸다. 전북대기술지주는 특허법인 지원, 충남대기술지주는 로우파트너스, 한밭대기술지주는 씨앤벤처파트너스 등 펀드 운용에 전문성을 갖춘 기업과 공동으로 개인투자조합을 운용한다.

기술지주회사가 창업 초기 투자 시장에서 점차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된 기술지주회사 대부분이 300여개 액셀러레이터 가운데 투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술지주회사 관계자는 “최근 대학 졸업 직후 바로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면서 “대학을 거점으로 기술사업화 연계부터 창업공간 제공 등 다양한 지원과 함께 성장 단계의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타 투자기관 대비 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모태펀드에서도 대학과 액셀러레이터 등 창업을 촉진할 수 있는 투자기관을 중심으로 출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모태펀드 2차 출자 사업에서 초기창업 분야에 투입한 정책자금 약 700억원 가운데 300억원가량이 액셀러레이터에 배정됐다. 이번 출자에서 창업초기 벤처투자조합 운용사에 선정된 6개사 가운데 절반이 액셀러레이터다. 서울대기술지주 외에도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와 퓨처플레이가 하반기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예정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지주회사가 초기투자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후기기업에 대한 대형 투자와 초기기업에 대한 보육 기능이 양분되고 있는 만큼 신생 벤처캐피털(VC)은 적극적으로 특화 전략을 강구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지주사, 대학창업 넘어 벤처·엔젤투자 강자로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