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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이 작은 반지가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 정확하게 잡아내죠

최근도 기자
입력 : 
2021-05-20 04:07:01
수정 : 
2021-05-20 09: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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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데이터 분석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

심방세동 환자 24시간 관리
스마트워치보다 정확도 뛰어나
손가락 내 혈류흐름 정밀하게 측정
고혈압·뇌전증까지 확장할 것

`카트` 의료기기 전문성 인정
獨등 유럽서 80억 판매계약 예정
국내 투자자로부터 225억 자금유치도
사진설명
"스카이랩스가 만든 작은 반지 '카트'만큼 당신의 심장을 잘 아는 존재는 없다고 자부합니다." 심장질환은 진단이 무척 어렵다. 특히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등이 그렇다. 불규칙한 박동이 불규칙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진단을 위해 막상 가까운 사람들에게 맥박을 들려주거나, 병원에 가서 맥박을 재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365일 24시간 1초를 쉬지 않고 뛰는 심장은 예측하지 못한 때 우리를 괴롭히고 그 타이밍에 우리가 병원에 있을 확률은 높지 않다.

심방세동은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치명적인 질병이다. 심방의 비정상적인 수축으로 혈류 장애가 생겨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은 뇌혈관 등을 막아 뇌졸중을 부를 수 있다. 치매 위험도를 높이기도 하고 심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불규칙한 심장의 움직임은 당신에게 보내는 건강 경고인 셈이다.

여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카트의 심방세동 정확도가 99%로 나타났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고 생활하며 데이터를 모으기 때문에 다른 어떤 방식보다 정확하다"고 말했다.

카트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측정장비다. 반지를 끼고 있는 내내 광혈류 측정센서(PPG)로 혈류를 24시간 측정해 데이터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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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워치 등을 써본 사람들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 등도 PPG를 통한 심장박동 측정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트는 스마트워치와는 차원이 다른 정확도를 제공한다. 앞서 말한 불규칙성이 가장 큰 이유다. 스마트워치는 사용자가 원할 때만 간헐적으로 PPG를 측정한다. 또 카트를 착용하는 위치인 손가락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는 손목과 달리 관절이 아니므로 측정 시 더 정확한 신호를 준다. 이 대표는 "카트는 손을 씻거나, 타자를 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나오는 생활 노이즈를 제거하는 머신러닝 데이터처리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카트가 측정한 데이터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모바일로 전달된다. 여기에서 다시 스카이랩스 데이터클라우드에 저장됐다가 의료진에게 전달된다. 스카이랩스는 삼성서울병원, 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과 협업하고 있다.

카트가 측정한 심방세동 데이터를 그대로 병원에서 참고해 진단을 내려준다.

스카이랩스는 심방세동에 더해 PPG(광센서)를 통해 혈관에 빛을 쏴서 혈류에 있는 데이터도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해 고혈압, 뇌전증 등까지 측정하도록 개발중이다. 연속적인 측정이 필요한 만성질환에 대한 해결책이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스카이랩스의 이러한 기술에 대해 "병원 내 진료가 안 되는 부분, 즉 '병원 밖 진료'가 필요한 질환이 있고 그러한 환자들에게 스카이랩스가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랩스는 최근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유럽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유럽심장학회(ESC) 초청을 받아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 2019 세계경제포럼에서 기술선도기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지난 14일 본격적인 투자 단계인 시리즈B 라운드에서 2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모루자산운용,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등 기존 투자사와 함께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등 신규 투자사가 참여했다. 특히 다수의 국내 대형 투자사가 투자에 참여했다.

카트를 앞세운 유럽 공략에도 속도가 붙었다. 스카이랩스는 지난달 28일 독일 최대 규모의 웨어러블 의료기기 유통기업 타이탄 커머스 콘티넨털 서비스와 카트의 유럽 판매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독일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 스위스까지 8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심방세동 모니터 시장 규모는 2019년부터 2025년 기준 연평균성장률(CAGR) 14.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스카이랩스는 심방세동 진단에 특화된 카트를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KAIST 전기·전자공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전자에서 5G 이동통신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LIG넥스원에서 대규모 신호처리 시스템 등을 개발한 뒤 2015년 스카이랩스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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